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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카 라이프] 테슬라 `모델3`, `테슬라 오토파일럿` 켰다…자율주행, 이런 맛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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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테슬라 `모델3`. [사진 제공 =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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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혁신 기업, 미국 테슬라모터스는 오랫동안 전 세계 1등 전기차(EV) 기업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제 테슬라는 EV가 아니라 가장 앞선 자율주행차로 더 각인되고 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Autopilot)'으로 이름 붙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도로 주행 데이터가 쌓이면서 갈수록 정교한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반(半) 자율주행 기술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물론이고 차선 유지,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하며 교통 신호등과 표지판 인지 기능까지 갖췄다.

올해 말까지 테슬라 자율주행차 모델은 전 세계에서 누적 100만대 판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수십억 마일에 이르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가 강점이다. 렉스 프리드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연구 결과를 보면 올해 1월 4일까지 테슬라에 누적된 자율주행 데이터는 22억85만1091마일(약 35억4192만㎞)에 이른다. 전 세계 완성차·정보기술(IT) 기업 중 압도적인 데이터 수치다.

테슬라의 최신 모델이자 합리적 가격을 강조하며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델3'를 타고 서울 시내와 수도권을 달려봤다. 모델3는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롱 레인지, 퍼포먼스 등 3개 등급으로 나눠 판매한다. 스탠더드는 1회 충전당 352㎞ 주행이 가능하며 후륜 구동 싱글 모터가 장착됐다. 제로백(시속 0㎞에서 100㎞까지 도달 시간)은 5.6초, 최고 시속은 225㎞이며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해 가격은 5369만원(전기차 보조금 제외)부터 시작한다. 롱레인지는 1회 충전당 주행 가능 거리 446㎞, 제로백 4.6초, 최고 시속 233㎞이며 가격은 6369만원부터다. 퍼포먼스 등급은 1회 충전당 415㎞를 달릴 수 있고 제로백 3.4초, 최고 시속 261㎞이며 가격은 7369만원부터다.

모델3 디자인은 안전과 심플함을 강조했다. 견고한 구조를 위해 알루미늄과 초고강도 강철을 조합한 소재를 적용했다. 천장은 전면 유리지만 테슬라는 아프리카 코끼리 성체 2마리를 견뎌낼 정도로 강하다고 강조했다.

모델3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별 5개 안전 등급을 달성했고,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도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획득했다.

모델3는 일반 스마트키가 아닌 카드키로 동작한다. 카드키를 지니고 차량에 접근하면 잠금이 풀리고, 차량을 벗어나면 잠금 상태가 된다. 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차량에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잠그거나 주차 공간에서 이동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실내는 계기판도 없이 중앙의 커다란 태블릿 PC 모양 터치스크린을 통해 차량 전 기능을 조작하도록 디자인돼 있다. 테슬라는 주기적으로 소프트웨어(SW)를 업데이트해 차량 성능을 향상시켜준다.

모델3에 올라 중앙 터치스크린을 켜면 인근 충전소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모델3는 급속 슈퍼차저, 호텔과 레스토랑 같은 거점에 설치한 완속 충전 설비인 데스티네이션 차징, 월 커넥터를 설치해 자택에서 충전하는 홈 차징 등 3가지 방식으로 충전한다. 슈퍼차저가 가장 빠른데, 80%까지 충전하는 데 40~60분 정도 소요된다. 액셀에서 발을 떼면 제동을 거는 회생제동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요소다.

모델3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자 EV 특유의 정숙함과 부드러운 주행감이 우선 느껴진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수십 년 전통의 완성차와 비교해 큰 차이를 실감하지 못할 정도다. 전면과 후면에 장착된 모터 두 개는 디지털 방식으로 독립 제어하며 제로백도 내연기관차보다 빠르다. 특히 중앙스크린에는 전후좌우로 달리는 다른 차량은 물론 길을 건너는 사람까지 이미지를 띄워줘 안전 운전을 돕는다. 다만 사이드미러가 광각이 아닌 점은 주행 시 약간 불편하다.

서울 도시 고속도로에서 모델3의 오토파일럿 기능을 켰다. 차량 흐름에 맞게 속도를 줄이거나 가속할 때 매우 자연스러웠다. 내비게이션에서 안내하는 대로 고속도로 출구를 빠져나가는 것도 능숙했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켠 상태에서 깜빡이를 누르면 알아서 차선을 바꿨다. 모델3는 차량의 카메라 레이더 울트라소닉 센서를 이용해 능동적으로 주변을 감지하고 차선, 전방 차량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조향을 돕는다.

모델3 자율주행 경험은 경쟁사 최신 모델들보다 확실히 앞선 수준이었다. 다만 아직까지 오토파일럿을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모델3는 여전히 운전자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며, 교통 흐름이 복잡한 상태에서 오토파일럿으로 고속도로 출구를 빠져나가거나 차선 변경을 할 때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교통 신호등이나 차량이 아닌 사람은 인식하지 못하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테슬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운전자 제어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 주행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수십억 마일의 주행 테스트를 통해 차량의 자율 주행 능력이 운전자 주행 능력보다 크게 앞선다는 사실이 검증돼야 하고, 일부 관할권에서는 규제 승인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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