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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첫사랑도 몰랐던 15세때 끌려가...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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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 캔 스피크' 실제 인물

위안부 피해 사실 전세계에 알려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며 “앞으로 ‘수요 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5살이 되던 무렵 이 할머니는 대만에 있는 일본군 부대에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가 됐다. 광복 후 귀국한 그는 어려운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수 할머니는 1992년 시작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요구해 온 ‘수요 집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93년 이후엔 일본군위안부 피해 사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증언하기도 했다. 특히 2007년 2월 미 의회에서 처음 열린 위안부 피해 관련 청문회에서 이 할머니는 성(性) 노예 실상 등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했다. 두 달 뒤 일본 아베 총리의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때 이 할머니는 백악관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조선일보

이용수 할머니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주연 배우 나문희씨. /조선일보DB


그의 노력에 힘입어 미 하원 의회는 2007년 7월 일본 정부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일화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허구한 날 남 일에 참견하는 오지랖 넓은 할머니 ‘나옥분’의 실제 모델이 바로 이용수 할머니다. 영화에서 나옥분은 구청 공무원 총각(이제훈)에게 영어를 배우려고 매달렸고, 이렇게 배운 영어로 미 의회 증언대에서 또박또박 자신이 겪은 일을 증언했다.

“일본 정부는 이 반(反)인륜 범죄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이용수 할머니의 활동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2016년 3월 미 캘리포니아주 상원 의회는 “일본군 성 노예 생존자 중 한 명인 이 할머니는 국가가 승인한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범죄에 대해 일본 정부의 책임과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용맹한 인권운동가로 활동해왔다”며 그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이후에도 이 할머니는 “역사적 진실을 교육하고 기억해야 젊은 세대가 같은 범죄를 피할 수 있다”며 한국은 물론 미국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등지를 돌며 위안부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현재 국내에는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해 위안부 할머니 열여덟 명이 생존해 있다.

[박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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