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돌봄쿠폰 사용이 가능한 마트에 갔는데 평소 가격 보다 조금씩 다 올려놨네요. 자주 가던 곳이라 알겠더라고요.”
5일 경기 지역 맘카페 회원이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한 마트 가격을 올려놨네요’란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글의 조회수는 수 천회에 달했고 카페 회원들은 각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얕은 상술을 성토했다.
최근 지역 맘카페, 지역 온라인동호회 등에서는 이같이 동네 마트 물가가 부쩍 뛰었다는 푸념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동네 물가 급등의 원인은 재난지원금을 노린 일부 비양심적 상인들의 상술 탓이다. 등록주소지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슬그머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요즘 사람들이 많이 장보러 오던데 그러지 말지. 이럴때 가격을 슬쩍 올려놓은게 보이니 다른 곳으로 가고 싶네요”라고 비판했다.
경기도는 발 빠르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각 시·군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수 지역에서 이미 재난지원금이 지역화폐로 뿌려져 전통시장 및 지역경기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악용한 상술도 함께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의 재난지원금은 주민등록 주소지 시·군에 있는 중소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연매출 10억 이상 업체를 비롯해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유흥업종 △사행성 업소 △프랜차이즈 직영점은 제외된다. 온라인 쇼핑몰 역시 재난기본소득으로 결제할 수 없다.
일부 지역 중소 마트와 상점은 이같은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을 파고든다. 특히 상점가가 낙후된 지역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 의외로 많지 않은 실정이다. 선택의 폭이 좁다보니 뻔히 보이는 상술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또 이번 재난지원금은 신속한 지원을 통한 단기적 경기부흥에 초점을 맞췄다. 이같은 취지에 따라 3개월 내 사용하지 않으면 잔액은 국고로 환수된다. 기한 안에 써야한다는 조급한 마음과 빗나간 상술이 맞물리면서 제 잇속만 차리는 악덕 상인들만 이득을 보는 셈이다.
지자체와 별도로 정부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을 확정한 만큼 이같은 물가교란 행위를 적극 계도·단속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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