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국 대부분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을 나타내고 있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게 보이고 있다. 2020.2.27/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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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세계 곳곳에서 자연이 본 모습을 되찾았다. 사람이 가득하던 도시에는 야생동물이 뛰어 나왔고, 인적이 드문 해변에서는 바다거북이가 알을 낳았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인도 등 각지의 대기 질이 개선됐다.
이런 변화가 '일시적 현상'일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나왔다. 코로나19로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사람의 이른바 '언택트(Untact) 소비'로 택배 상자, 각종 포장 용기 등으로 재활용 폐기물이 크게 늘어나 환경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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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폐기물이 늘었다고? 종류에 따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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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은 조금 달랐다. 포장재 폐기물은 늘어났지만, 공장과 상점이 멈추면서 산업용 폐기물은 오히려 줄어든 것. 구체적인 숫자로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관련 업계의 체감은 재활용 폐기물 양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서울 광진구에서 폐기물을 수거하는 진산자원의 이성형 사장은 "모든 폐기물 양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폐지는 영업장이나 사업장 등에서 물건이 팔려야 부수적으로 나오는 건데, (경제 활동이) 안 된다는 거다. 지금 폐지의 경우 반절 줄었다"고 했다.
성동구 재활용 선별장 관계자는 "폐기물 양은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티로폼은 전년 같은 달보다 약 20% 정도 늘었고, 도시락 용기 등 폴리프로필렌(PP)이 좀 많아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다른 폐기물 양은 크게 변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실 통계는 의미가 없다"며 "수거하는 분들이 가져오는 물량에 따라 폐기물 양이 달라지는데, 요즘은 폐기물 가격이 하락해 수거하는 분들이 안 가져와 저희가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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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폐기물 가격 떨어지자…폐지 줍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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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한 켠에 놓인 대여용 손수레들. 폐지 가격이 떨어진 이후 폐지를 줍는 사람들도 줄어 손수레들이 벽에 세워져 있다. /사진=박수현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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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에서 폐지를 줍는 A씨는 '택배 때문에 폐지가 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작년에 비해 지금 (폐지 양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종일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폐지 100㎏를 모았지만, 손수레 가득 쌓인 폐지의 가격은 고작 3000원. A씨는 "요즘 폐지가 1㎏에 20~30원"이라며 "(가득 가져가도) 2000~3000원 밖에 못 받는다"고 말했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의 통계에 따르면 이달 폐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0~30% 가량, PP 가격은 20% 가량 하락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격 하락 폭은 훨씬 컸다. 이성형 사장은 "1년 전에는 (폐지 가격이) kg당 70~80원이었으나 지금은 30원 정도"라며 "폐지를 모아서 가져오시는 분들도 더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폐지 가격이 내려가니 자연스레 폐지를 줍는 사람도 줄었다. 영업장 한쪽에 놓인 대여용 손수레들은 모두 고스란히 벽에 세워져 있었다. 그는 "가격이 좋으면 손수레가 하나도 없는데, 이제 돈이 안 되니까 (폐지 모으기를) 안 한다"며 "온종일 뺑뺑이 돌아도 1~2천 원이니 안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폐기물 가격은 왜 내려갔을까. 이성형 사장은 "(폐기물) 수요도 줄고 수출도 안 되니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폐지) 수요가 적어 국내 공장에서도 재고가 쌓이니 가격이 줄었다"며 "이제 유화제품은 기름값 폭락으로 새 제품을 쓰지 재생용품을 안 쓴다. 그래서 가격이 더 많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박수현 인턴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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