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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교사 절반 "등교 후에도 온라인수업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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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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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시작된 전국 초·중·고교 '온라인 수업'이 한 달째에 접어들면서 교실 현장의 '적응도'는 비교적 빨랐던 것으로 교사들은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 간·교사 간 디지털 학습 격차가 더 커진 것을 느꼈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부가 5월 초 등교·원격교육을 병행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지금과 같은 원격교육이 지속된다면 학생들의 사교육 열기만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 매일경제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의뢰해 전국 초·중·고교 교사 102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 관련 긴급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54.6%는 등교 이후에도 온라인 수업에서 사용한 학습 도구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여기에는 기존 수업 방식에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의견(24.1%)과 인터넷 학급방 등 원격 소통 창구를 병행한다는 의견(21.7%), 쌍방향·단방향 원격수업 방식도 혼용한다는 의견(8.8%)이 포함됐다. 반면 등교 전환 이후 칠판 판서 중심인 기존 수업 방식으로 돌아가겠다는 의견도 45.5%로 많았다. 즉 교사 절반가량이 새로운 도전을, 나머지 절반은 안정적인 수업 운영에 초점을 둔 수업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원격수업 자체가 미래형 교육 환경을 앞당기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교사 대부분은 현재 온라인 수업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현상인 디지털 환경 차이와 그에 따른 학습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큰 문제점으로 꼽으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등교 수업을 시작하면 그동안 해온 온라인 수업 방식을 병행하겠다고 답한 교사들도 그렇지 않은 교사와 동일하게 원격교육 환경의 미흡함을 거론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교사라고 밝힌 한 응답자는 "어느 학교는 전 교실에 무선 인터넷이 있는가 하면, 어느 학교는 한 곳도 없는 곳이 있다 보니 과연 이것이 공교육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물리적 환경의 차이가 수업의 질 차이로 그대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양질의 온라인 수업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9일 고3과 중3이 먼저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이후 학원에서 도움을 받아 학습 진도를 나가고 있다는 학부모들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교육당국이 제시한 학습관리시스템(LMS)은 먹통이 되는 일이 잦아 아예 관련 학습 영상을 무음으로 틀어놓고 학원 숙제를 하거나 개인 학습을 했다는 학생들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정부가 현장과 소통 없이 일방향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확정해 실제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교사와 학교의 부담감은 상당했다"며 "교육당국이 학교와 사전 준비 없이 오로지 교사 열정에만 기대어 온라인 수업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결과로 현장은 불가피한 혼란을 겪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 진행 중 애로 사항'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교사 72.9%가 학생 출결 관리와 수업 태도 확인 등 지도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수업 준비로 인한 업무 과중(43.4%)과 접속 장애 등 시스템 미흡(33.5%) 등이 애로 사항으로 나왔다.

상황이 이렇자 당장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들은 대부분 EBS 등 기존 콘텐츠를 수업에 활용했다. 설문조사에서도 85.3%가 온라인 수업 방식으로 주로 EBS 등 기존 콘텐츠와 교원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민서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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