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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친문직계ㆍ당권파ㆍ비주류…원내대표 선출로 선명해지는 與 세력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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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인 전해철(왼쪽부터), 김태년, 정성호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초선) 워크숍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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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첫 여당 원내대표를 가리는 경선(5월 7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세력 지도도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다.

지역구 당선 163석의 수퍼 여당 원내 사령탑을 뽑는 경선에는 김태년(4선)·전해철(3선)·정성호(4선) 의원(이상 기호순)이 출사표를 던져 3자 대결 구도가 됐다. 김 의원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 전 의원은 '친문(친문재인) 직계'로 분류된다. 정 의원은 '무(無)계파 비주류'를 자처했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는163명의 표심 속내를 일일이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각 의원들이 속한 계파나 친소 관계를 통해 어렴풋이 짐작할 수는 있다. 원내대표를 배출한 해당 계파는 향후 1년간 여권 내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수퍼여당 만든 당권파



'친노(친노무현) 좌장'격으로 통했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18년 8월 25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윤호중(4선) 의원을, 당 대표 비서실장에 김성환(재선) 의원을 임명했다. 수석사무부총장엔 김경협(3선) 의원, 수석대변인엔 홍익표(3선) 의원을 임명했다. 2017년 5월부터 당 정책위의장을 지내면서 문재인 정부 초기 주요정책을 정부·청와대와 조율했던 김태년 의원은 유임시켰다.

이들은 소위 당권파로 불리며 당 운영을 주도했다. 4·15 총선 공천을 통해 결과적으로 거여(巨與) 구도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천을 주도하다 보니 68명에 달하는 초선 당선인과도 가까워 이들의 마음을 얻기에 유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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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민주당 대표(왼쪽)가 2018년 8월 2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추미애 당시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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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의원은 당권파 대표주자로 분류된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이 대표가 김 의원을 지지한다"는 얘기가 당에선 돌았다. 김 의원 측은 현재 계파색을 덜 강조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계파 상관없이 현역의원 10여명이 두루 돕고 있다"며 "계파색이 지나치면 표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윤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 뜻이 있었지만 27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윤 의원은 불출마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급히 지운 뒤 오후에 같은 글을 올렸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불출마 뜻을 이 대표에게 알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글을 황급히 내린 것으로 안다. 이 대표 의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친문 직계 "문 대통령 탄생시킨 조직"



홍영표 전 원내대표와 전해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문(친문재인) 직계 그룹은 문재인 대통령의 두 차례 대선 조직에서 주요 역할을 한 이들이다.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황희·권칠승·최인호·박재호 의원도 포함된다.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30여명까지 추산된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한솥밥을 먹었고 정권 초기 '부엉이 모임'을 주도했다. 결집력이 강해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선 이인영 원내대표에 지지를 몰아줘 당선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문 직계의 특징은 심정적으로 문 대통령을 아주 가깝게 느낀다는 점"이라며 "최근엔 조찬을 함께하면서 전략을 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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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의원(왼쪽)과 홍영표 전 원내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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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선 이 원내대표가 전 의원을 지지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전 의원 측 도움으로 당선된 이 원내대표가 전 의원을 지지하면 이 원내대표가 주축인 당내 86그룹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계보 의원들 상당수도 전 의원 지지로 기울 거란 관측에서다. 민평련 소속 한 의원은 "보답해야 한다는 심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민평련 소속 또다른 한 의원은 "이번엔 개별 판단을 할 것이고 이 원내대표도 누구를 밀어달라고 할 스타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초선 당선인 68명 중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윤건영·고민정 당선인 등 18명도 친문 직계와 가깝다는 평가다.



'비문→친문'으로 바뀐 '비주류'



정성호 의원은 19대 국회에선 대표적인 비문(비문재인) 인사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2017년 5월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정 의원을 포함한 비문 인사들 상당수의 비문 색채가 옅어졌다. 이때문에 지금은 비문이란 분류법보다 '비당권파'라고 칭하는 이들이 많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이제 당내에 비문이라고 할만한 인사는 없다. 친문과 비문의 경계는 옛날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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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인영 의원(왼쪽)이 김태년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노웅래 후보.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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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선 친문 직계와 당권파로 범친문 계열이 분화된 틈을 정 의원이 노리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비주류 그룹에서는 노웅래(4선) 의원이 원내대표에 세 차례 도전했다가 고배를 들었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 1차 투표에서 노 의원이 얻은 38표(전체 125표)가 비주류 의원들 수치로 해석되기도 했다.



더좋은미래는 어떻게?



우상호·우원식 전 원내대표를 배출한 당내 개혁성향 정치인 모임 '더좋은미래'의 표심도 관건이다. 20여명에 달하는 더좋은미래에선 박완주·박홍근 의원이 출마 의향이 있었지만 결국 뜻을 접었다. 더좋은미래 소속 한 의원은 "이번엔 단체로 누굴 밀지 않고 친소 관계에 따라 자유롭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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