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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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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와 통크게" "당정청 조율" "비주류? 웃긴다"···與원내대표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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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3인 인터뷰



내달 7일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이 바뀐다. 4·15 총선에서 180석(더불어시민당 17석 포함)을 얻으며 ‘수퍼 여당’이 됐기에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의 위상은 어느때보다 크고 무겁다. 그 한 자리를 두고 김태년·전해철·정성호(기호순) 의원 3명이 경쟁한다. 27, 28일 후보 등록과 출마 선언을 마친 그들을 차례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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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후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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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일하는 국회, 통 큰 양보”



김태년(4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인의 원내대표 후보자 중 유일한 ‘재수생’이다. 지난해 5월 도전 때는 결선투표까지 갔지만, ‘당권파’라는 견제 속에 이인영 의원에게 27표 차로 졌다. 28일 출마 선언을 한 김 의원은 “개인의 능력으로 평가해주는 게 맞지, 무슨 파(派)로 규정하는 것은 한국 정치 선진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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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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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180석 거대 여당의 의미는.

A : “정말 무섭다. 다가오는 경제 위기에 정부·여당이 책임지라는 신뢰를 보내주신 것 아니겠나. 이제 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다.”

Q : 20대 국회에선 역량이 없었나.

A : “최악의 국회라고들 하지만, 권력구조 개편이나 민생·경제 분야에서 성과도 있었다. 누리과정 국고 지원,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김용균법’ 통과, 규제샌드박스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현재 국회의 일하는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

Q : 어떻게 바꿔야 하나.

A : “21대 국회의 첫 번째 과제는 일하는 국회로의 전환이다. 정쟁이나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 때문에 진도가 못 나가고 늘 발목이 잡히는 시스템은 후진적이다. 일하는 국회를 통해 일의 성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채비를 갖추는 것이 우선 과제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출마 선언에서 ▶연중 상시국회 도입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폐지 ▶상임위별 복수 법안소위 확대 등을 공약했다. “국회가 숙의의 총량을 유지하면서도 결정을 신속하게 해야 한다”면서다.

Q : 탄핵 이후 국회의 갈등 조정 기능이 상실됐다는 지적이 많다.

A : “숙의의 총량이 많아지면 갈등·이해관계 조정에 대한 기본은 확보하게 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책임감이 중요하다.”

Q : 지금까지 당보다는 청와대·정부가 의제 설정을 주도하지 않았나.

A : “내가 당 정책위의장을 하면서는 당의 주도성이 소홀히 된 적은 없었다.”

Q : 코로나19 위기 극복 국면에서 정부 역할이 더 커질 텐데.

A : “집권 초기 어수선했던 당·정·청 관계를 고위·정책위·상임위·주제별 당·정·청 협의 등 시스템으로 정착시킨 게 나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신속한 논의가 가능하도록 당·정·청 간 협력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겠다.”

Q : 당 정책위의장 시절 이룬 성과도 있지만, 그만큼 대야(對野) 관계는 더 어려워지지 않았나.

A : “여당이든 야당이든 전부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야당이 하고 싶어하는 일들도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통 큰 자세도 필요하다. 국회 고유 기능인 합의를 위해 협상을 정성껏,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다.”

Q : 원내대표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는 거다. 4차 산업혁명에 코로나19 극복까지, 한마디로 ‘혁신의 시대’다. 혁신에는 늘 저항이 있다. 그래서 고통의 분담과 이익의 공유가 중요하다. 예컨대 규제혁신과 경제민주화, 자본시장 활성화와 금융소비자 보호와 같이 각 분야와 기업의 특성에 맞는 합의를 이루는 게 불가피하다. 그런 합의를 국회가 선도해야 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전해철 "당·정·청 조율할 신뢰 중요"



“당·정·청 관계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28일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출사표를 낸 전해철(3선) 의원은 자타 공히 ‘친문실세’다. 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가 기대하는 것은 위기 극복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라며 “당·정·청 관계는 더 강조돼야 한다. (대통령 및 참모진과의) 확실한 신뢰가 있어야 어려운 문제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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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위기 대응의 속도를 위해서도 협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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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코로나19 이후 위기 극복이 화두다.

A : “정부의 위기 대응을 입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비상경제특위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가 향후 산업 구조개혁 및 재정지원이 요구되는 여러 정책 추진과정에서 필요한 사회적 합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논의의 틀을 형성해 가야 한다.”

Q : 청와대는 속도를 강조한다.

A : “일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협치는 필요하다. 다만 그 전제로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는 제도와 틀을 마련해야 한다. 회의를 열기 위한 회의와 협상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야 한다. 매월 임시회가 열리도록 해야 하고 상임위와 소위가 자동으로 개의되도록 국회 운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민주당에 과반 의석을 준 국민의 뜻에는 이같은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라는 명령이 포함돼 있다고 본다.”

Q : 소수화된 야당의 반대가 더 거세질 수 있다.

A : “그럴수록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 다 밀어붙이다 보면 또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반대로 야당도 합의를 번복하는 구태를 계속 보여선 안 된다. 협치라는 게 그런 상황에 무력감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볼 때도 (야당의 행태가) 이건 정말 아니다는 수준에 이른다면 180석의 힘으로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Q : 당내선 개헌 주장이 나온다.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알려져 있는데.

A :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경제 위기, 고용 위기가 미증유의 것이라는 데 모두 동의하지 않나. 그 해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일에는 선후가 있다. 정치적 의제는 잠시 미뤄둬야 한다. 다만 정치개혁을 이뤄내야 국회가 제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Q : 선거법 개정에 적극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선거제 도입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A : “선거제 개혁이 공수처를 도입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해 의회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믿는다. 선거제 개혁을 위한 논의는 다시 시작돼야 한다. 아직 시간이 많다. 절대 멈추지 않겠다.”

당내에선 ‘친문 실세’라는 이미지가 전 의원의 자산이자 약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3년 8개월간 국정 경험을 쌓고 당에서도 예결위 간사 등 궂은일을 마다치 않았지만 ‘실세’라는 이유로 입각도 피해야 했고, 당직 도전도 자제해야 했다”며 “이제는 동료 의원들이 그동안 해왔던 일로 전해철을 평가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정성호 “비주류? 굉장히 웃기는 이야기”



정성호(4선)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중 유일한 ‘비주류’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고, 지난해 ‘조국 사태’ 국면에선 조 전 장관 사수에 총력을 다하는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도 마다치 않았다. 정 의원은 “민주당에 180석을 안겨준 건 소수 열혈 지지층이 아니라 중도의 합리적인 스윙보터들”이라며 “상대주의자, 의회주의자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 원내대표가 돼야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받아 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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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홍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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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180석의 의미는.

A : “우리가 잘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다. 야권이 자멸한 선거다.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 180석은 독자적으로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있다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패스트트랙에 올리면 330일을 기다렸다가 표결할 수 있다는 거다. 한시가 급한 위기 대응 국면에서 180석 의미를 과신하면 때를 놓칠 수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야당과 함께 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Q : 소수화된 야당의 저항이 더 격렬해질 수 있다.

A : “처음부터 야당이 무조건 반대에 나서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대선이 가까워지면 선명성을 드러내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1년 동안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당장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미래통합당에 들어서는 것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대화가 가능할 수 있다. 민주당도 입법의 성과를 야당과 나눌 생각을 해야 한다.”

Q : 비주류라는 게 당·정·청 관계에선 약점일 수 있다.

A : “굉장히 웃기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여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그 입장에서 정부·청와대와 협의해 나가면 된다. 오히려 계파색이 없는 사람이 적임자다. 원내대표의 힘은 공정과 원칙에서 나온다. 나는 표를 얻기 위해 당직을 약속하지 않았다. 원칙대로 능력대로 배분할 생각이다. 상임위 배분에서도 초선부터 배려하고, 중진들이 지역구 예산 확보에 유리한 상임위를 꿰차는 것을 놔두지 않겠다.”

Q : 청와대는 위기 대응의 속도를 강조한다.

A : “바쁠수록 돌아가야 한다. 정부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집행하면 된다. 국회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 야당과 함께 가야 속도가 날 수 있다. 정치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그게 야당도 사는 길이다.”

Q : 다른 후보들 모두 국회법 개정을 주장한다.

A : “필요하다. 상시 국회, 법안소위 복수화 등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보완해야 할 것들이 많다. 다만 국회법 개정 과정도 야당과 함께 가야 한다. 일방적 개정을 시도하면 대번에 야당의 대정부 견제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판할 거다.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과정이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 돼서는 안 된다.”

변호사 출신인 정 의원은 코로나 위기 대응이 궤도에 오른 뒤 꺼내고 싶은 어젠더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형사법 체계’를 들었다. 그는 “n번방 사건으로도 드러났듯이 범죄 환경이 급변하는데 법체계는 따라가지 못한 채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며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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