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헬기사격 추정 흔적 그대로
다음달 8일 개관, 일반인에 공개
다음달 8일 개관하는 광주 시 동구 ‘전일빌딩 245’ 내부에 남아있는 탄흔.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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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10층. 옛 전남도청 일대가 내리 보이는 창가 옆 흰 기둥에 숫자가 적힌 동그란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총탄 흔적이 남은 곳들을 표시한 스티커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17년 1월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총탄 흔적에 대해 “호버링(공중정지) 상태의 헬기에서 발사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탄흔”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건물 안팎에 붙은 숫자 스티커는 전일빌딩에 남은 탄흔들이 발견된 순서가 적혀있다. 광주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물증이 남아있는 곳은 전일빌딩이 유일하다.
탄흔이 남은 기둥을 지나 기념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성인 2~3명이 탈 수 있을 법한 크기의 헬기 모형이 설치돼 있다. 광주 금남로 일대 조형물 위로 헬기 모형을 설치함으로써 5·18 당시 헬기 사격을 표현했다. 5·18과 80년 5월 광주의 아픔이 담긴 전일빌딩이 역사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광주시는 “5·18과 헬기 사격에 대한 증언·증거를 토대로 노후화한 전일빌딩 리모델링 작업을 벌인 끝에 다음 달 8일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28일 밝혔다.
전일빌딩은 이번 개관을 앞두고 ‘전일빌딩 245’라는 새 이름이 붙여졌다. 2016년 발견된 245개의 5·18 헬기 사격 추정 탄흔의 숫자를 상징화한 명칭이다. 2009년 부여된 전일빌딩의 도로명 주소도 ‘광주 동구 금남로 245’다.
당초 광주시는 전일빌딩을 138억원에 낙찰받은 뒤 건물을 헐고 신축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헬기 사격 탄흔이 발견되면서 ‘시민 역사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이 결정됐다. 5·18과 광주 도심의 역사를 상징하는 건물이라는 특수성도 건물 리모델링 결정에 한몫을 했다.
다음달 8일 문을 여는 전일빌딩 245는 1~4층이 문화창작 공간으로 꾸며졌다. 4~7층은 문화 콘텐츠 허브로 활용되며, 8층에는 휴게 공간이 마련된다. 9층과 10층은 영상과 음향 등을 통해 5·18 당시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리게 된다.
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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