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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1년 만에 다시 광주 법정 선 전두환, “안 들린다” 헤드셋 쓰고 꾸벅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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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사격 묻자 “그런 사실 없었다”

5·18 유족회 검은 마스크 침묵시위

중앙일보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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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27일 광주지법에 출석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또다시 부정했다. 지난해 3월 11일 첫 재판 이후 13개월 만에 광주지법 법정에 다시 섰다. 그는 부인 이순자(81)씨와 함께 법정에 들어선 뒤 “안 들린다”고 해 법정 내 헤드셋(청력보조장치)을 쓴 채 재판에 임했다. 신원 확인 절차인 인정신문에서는 생년월일과 주소 등을 묻는 말에 이씨의 도움을 받아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재판이 길어지자 첫 재판 때처럼 꾸벅꾸벅 졸았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2017년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조 신부는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또 “(5·18 당시인)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생전에 증언한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재판에서 검찰 측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검사 측이 ‘80년 5월 광주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는데 피고인은 이를 알았거나 알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추궁하자 “(5·18)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 만약 헬기에서 사격했다면 많은 사람이 희생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5·18 단체들은 전 전 대통령을 향해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전 재산을 환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5·18 유족회원들은 상복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침묵시위를 했다. 조비오 신부의 유족인 조영대 신부는 “거짓은 언젠가 드러난다. 광주와 5·18 피해자 앞에 진심으로 뉘우치고 용서를 빌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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