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집 녹화사업 책임자 전두환을 구속하라”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단체 광주·전남연대회의가 27일 오후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징집과 녹화·선도공작 책임자 전두환을 구속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대회의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두환(89)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열린 27일 광주지법 앞은 전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5·18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규탄이 잇따른 가운데 1980년대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건으로 꼽히는 이른바 ‘녹화사업’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단체 광주·전남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이날 오후 1시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징집과 녹화·선도공작 책임자 전두환을 구속하라”고 주장했다.
전두환 군사정부 때 보안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82년 9월부터 84년 11월까지 강제로 군대에 징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녹화사업’을 실시했다. 녹화사업이란 ‘학생들을 좌익으로 규정하고 그들의 붉은 색깔 의식을 푸르게 한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연대회의는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밝힌 강제징집·녹화사업·선도공작 피해자는 1200여 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부분 학생운동을 하면서 5·18 진상규명을 요구하다가 군대에 강제징집됐던 대학생들이다. 이 가운데는 군대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9명의 희생자도 있다. 이진래·정성희·이윤성·김두황·한영현·최온순·한희철·김용권·최우혁씨가 그들이다.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재판이 열렸던 27일 광주지법 앞에서 한 시민이 `전두환 단죄상' 앞에서 전씨를 처벌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녹화사업 창안자는 5·18 당시 광주 505보안대 과장이었던 서아무개씨로 알려졌다. 허장환 전 광주 505보안대 수사관은 <비겁한 아버지는 될 수 없었다>라는 회고록에서 “서씨가 1981년 1월 광주 근무를 끝내고 서울사령부 공작과장으로 영전된 뒤 녹화사업 계획을 전씨에게 브리핑했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82년께부터 녹화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심사과 초대 과장을 맡았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출범해 활동을 시작한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진실규명추진위원회는 녹화사업의 최종 책임자 전두환씨와 관련자들의 사죄와 책임자 처벌,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또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진실규명위 쪽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군 의문사 중 상당수가 단순 자살은 아니고 업무상 관련이 있는 순직으로 처리됐지만, 국가의 잘못으로 인한 죽음으로 인정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 daeha@hani.co.kr
▶네이버 뉴스판에서 한겨레21을 구독하세요!
▶신문 구독신청▶코로나19,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