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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정부 "주한미군 韓근로자에 임금 先지급" 美에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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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임금 70% 지급 추진… 美가 받아들일지 미지수

美 "아파치부대 올여름 순환배치"

조선일보

올여름 한국 순환 배치를 앞둔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 헬기. /미 육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장기화로 주한 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들의 무급 휴직이 한 달 가까이 계속되자 정부가 이들의 임금을 선(先)지급하겠다고 미국 측에 통보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정부는 그동안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에 "근로자 월급은 방위비 협상과 무관하게 먼저 지급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은 "일괄 타결해야 한다"며 거부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무급 휴직 상태인 한국인 근로자에 대해 한국 정부에서 임금을 먼저 주고, 추후 방위비 협상이 타결되면 이 비용을 제외하고 미국 측에 지불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는 "국회 차원에서 이 같은 내용의 특별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방위비 협상 타결 전에 주한 미군 소속 한국인 근로자에게 임금을 먼저 지급하려는 것은 협상 장기화로 한국인 근로자 희생이 커지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100%가 아닌 70% 지급안을 마련했다. 정부가 임금을 먼저 지급한 후 미국에 청구서를 내밀었을 때 미국 정부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사후 임금 지급을 일정 부분 이상 거부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직원 휴직 시 평균 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해야 하고, 정부는 이 비용 중 일부를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보전해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일방 통보를 미국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측에 이런 방침을 전달했는데 아직 반응은 없는 상태"라고 했다. 정부가 이미 미국이 거부한 방안을 통보 형식으로 밀어붙인 것에 대해 미국이 불쾌감을 표시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주한 미군 근로자 문제를 빨리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했지만, 일각에선 "주한 미군 근로자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정부가 '생색용' 조치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 중인 주한 미 2사단의 아파치 부대가 올여름 순환 배치된다고 미 육군이 24일(현지 시각) 밝혔다. 아파치 부대는 주한 미군의 핵심 전력으로, 순환 배치 계획을 밝히고 훈련 모습까지 공개한 건 처음이다. 일각에서 나오는 '주한 미군 철수설'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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