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인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내달 1일부터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 차도를 통제, 2일부터는 보행로를 전면 통제한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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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아동수당으로 들어온 40만원으로 25만원짜리 자녀용 자전거를 샀다. 아들이 5살 때 사준 15만원짜리 킥보드를 4년째 타고 있었는데 최근 바퀴 나사가 부러져서다. 늘 '자전거를 사줘야지' 생각해 왔지만, 20만~30만원대 가격이 부담돼 구매를 주저하던 터. 아동수당 덕분에 자전거를 살 마음의 여유가 커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전거 판매 대리점마다 판매 특수를 누리고 있다. 통상 3~4월이 자전거 판매 호황기이긴 하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 대비 판매량이 더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전거를 활용해 출퇴근하거나 운동하려는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급한 각종 지원금으로 자전거 구매 행렬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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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판다, 자전거 대리점 전화 불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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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이후 3월까지 포털사이트에서 자전거 키워드 검색량이 213% 증가했다. 지난 1월만 해도 11만9400건에 그쳤던 검색 건수는 3월 37만4100건으로 급증했다.
쇼핑 검색 키워드에서도 자전거의 인기가 느껴진다. 올 1월만 해도 자전거는 스포츠 분야 검색어 3위였지만, 이달 들어 1위로 올라섰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혼자 즐길 수 있는 운동 중 하나로 자전거의 인기가 급부상한 결과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부터 보호자에게 아동 1인당 40만원씩 아동돌봄쿠폰을 지급하면서 이를 활용해 구매하려는 수요가 높다. 지자체별로 지역 화폐 등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활용해 자전거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지역 화폐, 지역 상품권 사용 가능 가맹점으로 등록된 대리점에서 자전거 구매가 가능하다.
밀려오는 손님에 자전거 판매업체들도 분주한 모양새다. 경기도 안성의 A 자전거 판매점은 "이달부터 자전거 판매량이 더 늘었다. 대부분이 재난지원금으로 구매한다"며 "오는 30일인 석가탄신일부터 연휴가 대목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 동작구 소재 B 판매점은 "6년 동안 가게를 운영해왔는데 이런 적이 없었다. 체감상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예약해서 구매하려는 분만 40명이 넘는다. 대부분 대리점에 물량이 없다 보니 고객들이 예약이라도 해서 나중에 구매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벚꽃길(국회 뒤편) 전면 통제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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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데 자전거라도 탈까'…서울시 '따릉이'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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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아동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운동 효과 등을 고려해 자전거 구매에 나섰다. 20대 직장인 C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동네 산책이 늘었는데 자전거를 타는 게 더 기분 좋을 것 같아 (자전거를) 사려 한다"며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자전거 살 생각도 안 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동호회마다 각 지역의 공공임대 자전거를 활용해 모임을 갖는 사례도 늘었다. 서울의 경우 공공임대자전거 '따릉이' 인기가 늘면서 지역에 따라 주말에는 임대가 어렵다는 후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3월 따릉이 이용 횟수는 총 229만5809건으로 작년 2~3월(91만9479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따릉이가 개방된 야외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개인 단위로 쓸 수 있다 보니 밀폐된 환경을 기피 하는 시민 수요에 적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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