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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성추행’ 오거돈 사퇴]여론만 좇는 땜질식 해결…정치권은 성범죄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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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성평등 이슈 외면한 채

문제 터지면 임시방편 대처

근본적 해결 의지는 안 보여

미투와 페미니즘 열풍 이후에도 정치인의 성범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성평등 이슈를 중대한 과제로 인식하지 않고, 문제가 터질 때마다 임시방편식으로 대처해 온 행태가 문제라는 비판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18년 3월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비서 성폭행으로 지사직을 사퇴한 지 2년여 만이다.

비슷한 시기 같은 당 민병두 의원이 성추행 의혹으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가 철회했다. 정봉주 전 의원도 2018년 대학생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한 바 있다.

4·15 총선 국면에서도 민주당은 성추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영입인사 2호 원종건씨가 데이트폭력 의혹으로 입당 한 달 만에 탈당하고 출마를 포기했다.

또 경기 안산단원을 선거에서 승리한 김남국 당선인은 여성 비하 내용의 팟캐스트 방송해 출연한 사실이 선거 과정에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동아대 권명아 교수는 “기성 정치권은 성평등 이슈를 사회 변화를 위한 중요하고 장기적인 기조로 받아들이기보다, 당장 여론 향방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인 성범죄 등 문제가 발생하면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해 임시방편으로 대처할 뿐 근본적인 해결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지난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펴낸 보고서를 거론하며 “결론적으로 ‘젠더 이슈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면 국정지지율에 악영향’이라는 이야기가 정부·여당 안에서 나온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중앙대 이나영 교수는 “위에서 내리꽂는 식의 후보 선출방식부터 문제”라고 짚었다. 외부인사 영입과 공천 과정에서 화제성에만 주목해 실질적인 성평등 문제는 등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성평등 공천에 실패했다. 253개 지역구에서 여성 후보 비중은 19%에 그쳤다.

심진용·김형규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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