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접촉" 오거돈, 작년 "女공무원 성추행" 미투 의혹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전격 사퇴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사람에게 5분 정도 짧은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면서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며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사퇴와 예상치 못한 그 이유로 인해 지난해 오 시장이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를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한 사실도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강용석 변호사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오 시장이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에서 거액의 돈거래를 했다고 주장하고,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했다며 ‘미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불법자금, ‘미투’ 등 저를 둘러싼 황당한 이야기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떠돌고 있다”면서 “소도 웃을 가짜 뉴스, 모조리 처벌하겠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실제 부산경찰청에 강 변호사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허위사실을 유포해 부산시장과 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당시 오 시장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가짜뉴스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반복, 확대되면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개인에 대한 인격살인이자 공동체를 파괴하는 범죄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가로세로연구소’의 동영상이 인격권을 침해한다며 게재 금지를 요구한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부산지법 민사44부(손대식 부장판사)는 오 시장이 제기한 인격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해당 영상에 대해 “부산시장의 선거자금과 소속 공무원에 대한 불법행위 문제는 공적 관심사에 해당해 이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동영상 게재 금지 여부는 본안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판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 “강용석 변호사 등이 동영상에서 오거돈 시장의 불법 선거자금과 성추행 의혹에 관해 주장하는 사실의 내용과 시기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혔다”며 “현재 손해배상, 동영상 삭제 소송과 명예훼손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인 점에 비춰 시장의 명예는 관련 소송에서 밝혀진다”고 덧붙였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