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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北, 김정일 쓰러지자 3년 대혼란… 김정은 공백땐 김여정이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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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통위장 "최근 평양 봉쇄, 金 신변에 이상있다 판단"

태영호 "北, 신변이상설에 아무 반응 없는 건 매우 이례적"

이번 '김정은 중태설'은 북한이 대북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 사태로 경제난을 겪는 가운데 불거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리스크까지 더해질 경우 북한 상황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수령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유일 영도 체제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건강 상태가 곧 북한 체제의 안정성·내구성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김일성·김정일 사망 때도 극심한 혼란과 함께 급변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컸다.

◇만기친람 김정은… 北 체제 휘청일 수도

탈북민 출신 태구민(본명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는 21일 "신변 이상설이 보도된 후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북한은 체제 특성상 '최고 존엄'에 논란이 있을 때마다 '최고 존엄'이 건재하다는 행보를 수일 내로 보여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중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정은은 당장 '중태' 혹은 '유고' 상황까지는 아니더라도 건강 문제로 휴식이나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열흘 전인 지난 11일 서부지구 항공사단 예하 추격습격기 연대를 시찰하는 등 올 들어 총 16차례 공개 활동에 나섰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군사·경제·정치 분야 행보를 이어온 것이다.

건강 문제 등으로 김정은의 통치 활동이 중단되면 북한의 '국가 기능'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수령 1인이 만기친람하는 북한의 권력 구조상 의사 결정권자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가령 김정은은 건설 현장을 시찰하며 건물 마감재와 인테리어에 대해 '깨알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현지 지도를 통해 북한을 통치하는데 이를 못 하게 되면 권력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2011년 12월 사망하기까지 약 3년간 한반도 정세는 크게 요동쳤다. 후계자 김정은에게 권력이 이양되던 당시 평양에선 권력 투쟁이 치열했고, 북한은 외부로 그 혼란을 분출하는 양태를 보였다. 2차 핵실험(2009년 4월)과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연평도 포격(〃11월) 도발 등이 이 시기에 집중됐다. 천안함·연평도 도발 등 대남 공격은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입지를 확보하고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주도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집단 지도 체제 가동? 급변 사태?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일단 김여정과 김정철 등 '백두 혈통'을 중심으로 '집단 지도 체제' 메커니즘이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2008년 김정일이 쓰러졌을 때 여동생 부부(김경희·장성택), 부인(김옥)을 중심으로 비상 지도 체제가 가동된 적이 있다"며 "김여정·리설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오일정 당중앙위 부장 등 항일 빨치산 2세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이들은 최현·오진우 등 북한 개국공신의 자제들로 북한 정권에 어느 정도 지분이 있다"며 "집단 지도 체제가 가동되면 이들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은이 조만간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더라도 그의 건강 문제는 계속 북한 정권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30대 젊은 나이부터 당뇨와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에 시달리면서 이 같은 건강이상설이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북한 체제의 급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급변·쿠데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유일 독재 시스템이 너무 고도화돼 여러 가지 내부 문제가 많지만 그 불만을 폭발적으로 분출하지는 못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했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북한군은 중대장부터 군단장까지 모든 지휘관의 일거수일투족이 분(分) 단위로 당(조직지도부)에 보고되는 이중 삼중의 감시망 아래 있고, 중국 등 외부 세력이 도와줄 상황도 아니라 쿠데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은이 초기에 잔혹한 통치를 하면서 내부에 적을 많이 만들었다"며 "그 반발 세력들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기회를 엿보며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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