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백화점·마트 매출 또 급감
중국인 관광객은 96.5% 증발
소비 충격 금융위기보다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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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유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예상했던 것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달 소비 심리가 2월보다 더 쪼그라들면서 유통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1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4월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3월 국내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 감소했다. 30.6%가 줄어든 2월보다 더 큰 폭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1월 이 수치는 -0.3%에 불과했다. 대형마트 매출도 2월에 이어 지난달에 또 한 번 감소했다. 2월에 전년 동기 대비 19.6% 줄었던 대형마트 매출은 3월엔 13.8% 하락했다. 마트가 백화점보다 매출 하락폭이 적은 이유는 신선식품이나 생활필수품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등에 방문객이 줄었다는 건 소비자심리지수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100.5, 올해 1월 104.2, 2월 96.9였던 소비심리지수는 3월엔 78.4로 급감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 심리가 장기 평균(2003~2019년)보다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걸 뜻한다. 78.4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하락폭으로는 2008년 7월 이 통계가 나온 이후 가장 컸다. 이전까지는 리먼브라더스 파산(2008년 9월) 직후인 2008년 10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2.7포인트 떨어진 게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코로나 사태가 소비 부문에 준 충격이 더 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4월엔 코로나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서 매출 감소폭이 줄었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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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기재부가 발표한 자료를 통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가 얼마나 줄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6.5% 감소했다. 사실상 중국인 관광객이 없었다는 얘기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1월까지 매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20~30% 증가해왔다. 그러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월엔 76.1% 감소했고, 3월엔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면세점 매출 감소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2조247억원이었던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한 2월 1조102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3월 1조원대가 무너진 건 당연하고 5000억원 선을 사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면세점업계에선 이달 들어 매출 90%가 줄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을 "고사 직전"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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