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는 지난 4월 10일 공동 명의로 요금체계 개편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주문 건별로 수수료를 5.8% 부과하는 '오픈 서비스'를 불과 10일 만에 폐지하고 기존 월정액 광고(8만8000원)였던 '울트라콜'을 부활하기로 한 것. 이는 오픈 서비스 도입 당시 '수수료 체제는 향후 정률제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기존 발표를 완전히 뒤집는 내용이다. 사과문에서는 "상심하고 실망하신 외식업주님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희는 4월 1일 도입한 오픈 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고자 한다. 기술적 역량을 총동원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방식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의 이번 백지화 결정은 정치권이 배달 공공앱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적극 조사에 나서는 등 후폭풍에 직면하자 결국 '백기 투항'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 시국에 사실상 배달 수수료를 인상하는 새 수수료 제도로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우아한형제들의 백지화 계획 발표에 자영업자는 '수수료 부담을 덜게 돼서 반갑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반면 '혼란스럽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백지화 발표 이후 오픈 서비스 광고와 울트라콜 광고가 혼재돼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어떻게 이전 체제로 돌아갈지에 대한 확신도 아직 없다.
서울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배민이 오픈 서비스 도입을 실시한 이후 자영업자들은 기존 운영해오던 울트라콜 광고, 이른바 '깃발 꽂기' 깃발들을 모두 다 뺐다. 일일이 다시 깃발 꽂기 해야 하는 것도 일이고 비용"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이 오락가락 수수료 정책에 신뢰를 잃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유주방에서 배달 전문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반드시 수수료 제도를 바꾼다고 공언했다가 열흘 만에 백지화하는 배달의민족 정책 발표를 앞으로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을 것 같다. 오픈 서비스 광고를 언제 빼야 할지, 울트라콜 광고를 언제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어떤 서비스든 바꾸는 데 대략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잠정적으로 5월 10일을 정상화 시점으로 보고 있는 이유다. 그 전까지는 사장님들 자체 판단하에 오픈 서비스 광고를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하시면 될 것 같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제도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나건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