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황교안 대표를 만나 “당 지도부에 ‘제발 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아 달라’고 지시하라”고 요청했다. 최근 일부 당 인사들이 ‘n번방 사태’ 등과 관련해 ‘여권과 관련된 폭로가 주말에 터질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는 등 불확실한 주장이 흘러나오자 입단속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 선거사무소에서 황 대표와 만났다. 김 위원장은 이진복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콕 집어 얘기했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n번방 사태 같은 확인도 없는 것을 자꾸 이야기하면 혼란스러움만 일으키고 쓸데없이 상대방에게 빌미를 주는 짓”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본부장은 ‘여권 인사 n번방 사건 개입설’ 제보를 주말쯤 공개할 가능성을 내비쳤었다.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개입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주말쯤 공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날 당은 “주말 폭로는 없다. 공당으로서 문제의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이 본부장에게) 가급적 입을 닫고 있으라고 하라“며 “다른 일을 못 하더라도 입을 다물고 있음으로써 선거에 도움이 되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황 대표는 즉답하진 않았다. 대표 특보단장을 지낸 이 본부장은 황 대표와 가까운 당내 인사로 분류된다. 황 대표는 김 위원장과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n번방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참여한 사람이든 주도한 사람이든 최대한의 엄벌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 본부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황교안 선거사무소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 위원장은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에 대해 당 윤리위가 제명이 아닌 ‘탈당 권유’ 처분을 내린 데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장은 “윤리위가 그런 식으로 판단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 무슨 재판하는 식으로 요건이 되냐, 안 되냐 하며 소란만 키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어제저녁 입장문을 제가 내서 정리했다”고 답했다. 전날 황 대표는 “차 후보는 더는 우리 당 후보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는 입장을 냈다.
당 관계자는 “사전 투표가 진행되고 있고, 선거일도 4일 앞둔 중요한 국면에서 빌미를 주는 실언을 차단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마지막 입단속에 나선 것 같다”며 “남은 기간 동안 잡음을 일으키지 않고 호소만 제대로 해도 승산이 있다는 게 김 위원장과 당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당 일부 인사들에 대해 쓴소리를 하던 김 위원장은 선거 전망은 긍정적으로 봤다. 김 위원장은 “정상적인 선거였다면 지난 3년간 정부의 여러 실책에 대한 판단으로 야당이 쉽게 이길 수 있는 선거인데, 코로나 사태가 겹치며 상당히 불투명하다”면서도 “여론 조사 격차가 줄어든 것을 보면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천과 경기 안산, 안양, 분당, 서울 송파지역 및 종로를 훑으며 수도권 유세 지원에 나선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