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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vs 넷플릭스 ‘패션 리얼리티 쇼’ 시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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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이너, 더 화려해진 볼거리

유통사와 합작해 팔리는 옷 선보여

중앙일보

3월 27일 공개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패션 리얼리티 프로그램 ‘메이킹 더 컷.’ [사진 각 프로그램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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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받지만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당합니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의 사회자였던 슈퍼모델 이소라의 명대사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는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방영된 케이블 채널 온 스타일의 패션 프로그램. 아마추어 디자이너들이 경쟁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윤춘호, 정고운 같은 디자이너들을 발굴했다. 이 프로그램의 원조인 미국판 ‘프로젝트 런웨이(케이블 방송사 브라보)’의 전성기를 이끈 두 주역, 하이디 클룸과 팀 건이 또 다른 패션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7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공개된 ‘메이킹 더 컷(Making the Cut)’에서다. 100만 달러(약 12억원) 상금을 놓고 12명의 디자이너가 경쟁하는 10회짜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개발·운영하는 주문형 비디오 인터넷 서비스다.

지난 1월 29일 넷플릭스에선 ‘넥스트 인 패션(Next in Fashion)’이 공개됐다. 한국 디자이너 김민주의 우승으로 화제가 된 프로그램이다. 프로젝트 런웨이가 아마추어 디자이너들의 경쟁이라면, 메이킹 더 컷과 넥스트 인 패션은 자신의 브랜드를 가졌지만 덜 알려진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한다.

넥스트 인 패션과 메이킹 더 컷은 전 세계에 시청자를 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새로운 패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게다가 메이킹 더 컷은 아마존의 풍부한 예산을 바탕으로 파리·도쿄 등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로케 촬영으로 눈길을 끌기도 한다. 첫 에피소드에서는 디자이너들이 파리 에펠탑 앞에서 화려한 패션쇼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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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넥스트 인 패션’은 지난 1월 29일 공개됐다. [사진 각 프로그램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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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인 패션과 마찬가지로 메이킹 더 컷에도 한국인 디자이너가 출연한다. 아직 4개의 에피소드밖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디자이너 최지원이 독일의 에스더 페어반트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출신으로 패션 브랜드 ‘지원 최(JI WON CHOI)’를 이끄는 그는 아디다스와 함께 런던 패션위크에서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글로벌 편집숍 ‘육스’가 주최하는 육시젠(YOOXGEN) 어워드에서 우승한 실력파 디자이너다.

콘텐트 제작 및 유통사인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왜 낡은 포맷의 패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걸까. 바로 판매와 연결된다는 매력 때문이다. 유통사와 합작해 이용자들이 프로그램에 나온 옷을 방송 이후 살 수 있도록 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온라인 패션 플랫폼 ‘네타 포르테’와 협업해 넥스트 인 패션을 제작했다. 1월 말 프로그램 공개 후 2월부터 우승자인 김민주 디자이너의 컬렉션이 판매됐고 현재 몇 품목은 매진 상태다.

그 자체로 거대한 쇼핑몰인 아마존은 메이킹 더 컷 에피소드별 우승자의 옷을 프로그램 공개 직후 거의 실시간으로 판매한다. 현재 에피소드 4회까지 4명의 회당 우승자가 만든 옷이 팔렸다. 디자이너들도 팔리는 옷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실제로 메이킹 더 컷 심사위원들은 “소비자와 고객을 생각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미국 현지 패션 매체 GQ는 이를 두고 “엔터테인먼트와 전자 상거래의 융합”이라며 “홈쇼핑의 ‘젠지(Generation Z·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 버전”이라고 평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3일 “온라인 소매로 연간 2800억 달러(약 340조원)를 버는 아마존은 리얼리티 패션 프로그램으로 더 나은 패션 사업을 할 수 있다”며 “양말이나 속옷을 판매하던 아마존이 더 많은 이익이 남는 고급 패션 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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