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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온라인개학 첫날…“학습량 많아 실시간보다 녹화강의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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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처음이라 기대도, 긴장도 많이 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좋았어요.”

9일 오전 9시쯤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 3학년3반 교실에서 심리학 과목 이경주 교사가 화상회의 애프로그램 ‘줌’을 통해 학생들에게 “오늘 우리 처음 만나는 시간이었는데 어땠는지 얘기 좀 해줄래요?”라고 하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이 교사는 “3반 친구들이 오늘 수업을 잘 들어줘서 너무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첫날, 교사와 학생 모두가 긴장감 속에서 시작한 첫 교시 수업이 막 끝나가던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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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전국 중·고교가 중3·고3부터 온라인으로 개학한 9일 고3 수험생이 서울 강서구의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뉴스1


이날 실시간 쌍방향으로 30분여 진행된 수업 시작은 학생 출석을 부르는 걸로 시작됐다. 김 교사가 이름 하나하나를 부르면 학생들이 화면으로 손을 흔들며 “네”하고 답하는 식이었다. 결석 인원은 없었지만 일부 학생이 야외에서 이동하면서 출석하는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 김 교사는 수업 진행 방식을 설명하면서 이날 같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함께 “매주 월요일 업로드하는 심리학 강의를 시청하고 금요일 오전 10시까지 댓글 통한 토론이나 과제를 수행해야 출석 인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업 중 큰 사고는 없었지만 교사가 준비한 1분여 영상물 음성이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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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선학중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개학식에서 교사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


이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실제 현장에서 진행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서울여고 측 설명이었다. 이 학교 최성희 교감은 “고등학교는 학습량이 많고 수능 과목이 있다보니깐, 그 학습량을 이미 휴업으로 줄어든 수업일수 내 소화하기 위해선 실시간 쌍방향으로 진행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단방향인 녹화 강의가 주요 원격수업 방편이 될 테지만 이조차 인프라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보장하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송원석 연구부장은 “학교 시설이 좋지 못해 일반 인터넷 강의 대비 조명이나 음질이 떨어져 영상의 질이 좋지 못하다”며 “플랫폼으로 쓰는 ‘EBS 온라인 클래스’도 오늘 오전까지 강의 업로드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전 9시쯤 주요 원격수업 플랫폼 중 하나인 EBS 온라인 클래스는 이용자가 몰려 한동안 접속이 원활하지 못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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