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미 요구로 통화…협의 계속하자 공감"
한미 외교·국방 수장 통화했지만 타결 안 돼
정경두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최우선 해결"
에스퍼 "방위비 포괄적 합의 신속히 서명해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월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국방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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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한미 국방장관 통화에서 정경두 장관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임금을 우선 지급하자"고 제안했지만, 상대 측에서 "포괄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7일 "한미 국방장관 통화는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한미 양 장관은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상호 동의 가능하고 공정한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 조속한 합의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정경두 장관은 협상 타결 지연이 한미동맹의 안정성과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한미 국방당국의 공동 인식 하에 무급휴직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 정 장관은 협상 타결 이전이라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미 정부가 수용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 통화에서 "공정하고 균형감 있으며 포괄적인 합의에 신속히 서명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장관의 '포괄적인 합의' 언급은 정 장관의 '한국인 근로자 임금 우선 지급'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의미로 풀이된다.
에스퍼 장관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정 장관이 오늘 동맹간의 공정한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나의 전화를 받아줘 감사하다"면서 이 포괄적 합의를 언급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상징적 문구처럼 쓰이는 '같이 갑시다'를 소리 나는 대로 알파벳으로 표기해 해시태그로 달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일 양국 외교장관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위해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양국 국방장관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논의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실무 협상팀 사이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에서 최종 결론 도출을 위한 고위급 협의가 잇따라 이어진 셈이어서 협상 타결을 위한 추가적 이견 조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1일 한국 협상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가 협상이 마지막 단계이며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정부 관계자가 '이르면 1일 협상 타결이 발표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타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아직 합의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방위비 협상을 관장하는 미 국무부 차관보가 "협상이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압박성 공개 발언을 내놓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속에 실무진 수준에서 이뤄진 진전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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