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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물가와 GDP

돼지고기 9.9%·달걀 20.9%… 코로나로 '집밥 물가' 큰 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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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외식 등이 반영된 3월 서비스 물가 상승폭이 전년동월 대비 0.5% 상승에 그쳤다. 전월 대비로는 0.1% 감소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요리에 필요한 가공식품과 축산물 등의 가격은 상승세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여전한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생활 필수품이 된 마스크 역시 온·오프라인 사이의 격차가 크다. 공적 마스크 공급이 늘면서 약국 등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가격은 1800원대에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마스크 가격은 여전히 4000대 초반의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조선비즈

지난 3월 28일 오전 서울 구로구의 한 약국 앞에서 주중에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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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0.2%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했고, 전월보다는 0.1%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1월 이후 3개월 연속 0%대다. 이는 외식 물가의 낮은 상승률 때문이다. 대개 연초에는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해 전월 대비 외식 물가가 오르는데, 올해 3월에는 0.9% 오르는데 그쳤다. 코로나 유행 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과 회식 등을 자제하면서 자영업자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국장)은 "대개 연초에는 외식 수요가 상승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자영업자들이 가격을 올리는 데 제약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외식 외에도 코로나19로 영향 받은 품목은 콘도이용료(전월 대비 -10.7%), 해외단체여행비(전년 동월 대비 -6.6%), 국제항공료(전년 동월 대비 -4.2%) 등이었다. 코로나19로 졸업식이나 입학식이 미뤄지면서 생화 가격도 전월 대비 12.8% 하락했다. 지난달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다목적승용차(전월 대비 -2.7%) 등 자동차 가격도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 하락과 집세 하락 등의 여파로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은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이후 최저치인 0.4%까지 내려왔다. 전월 대비로는 0.2% 하락했다. 코로나발 경기침체 가능성이 물가지표에서도 일부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근원물가 상승률 하락에는 개소세 인하, 무상교육 같은 정책적 효과도 작용했다.

이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가공식품과 축산물 가격이 올라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집에서 요리를 해야하는 소비자들의 물가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외식 대신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돼지고기(9.9%), 달걀(20.9%), 쇠고기(5.0%) 등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모두 상승했고, 가공식품(1.7%)도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석유류는 지난해 유류세 감면의 기저효과로 6.6% 상승했지만,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아 지난달보다는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가공식품 등이 상승하면서 공업제품의 물가는 1.7% 상승했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커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전체 460품목 가운데)의 물가를 취합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2.4%, 전월 대비 0.7% 각각 상승했다. 식품을 제외하면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전월세포함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경기 후행지표인 물가 특성상 코로나19 영향이 천천히 반영되기 때문에 다음달부터는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은 통상 3~4주 시차를 두고 적용되는 만큼 석유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학이 미뤄져 무상교육정책(학교급식비, 고교납입비) 등 영향도 4월 개학 이후 반영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무조건 물가 하락 요인으로만 작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작년의 기저효과도 있어 하락이 있어도 크게 마이너스가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세종=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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