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분담 특별협정 결국 무산
일각에선 대규모 무급휴직으로 주한미군의 대북 대비 태세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주한미군이 공중보건 비상사태을 선포한 상황에서 한국인 근로자 절반이 업무를 중단하면 정상적인 작전·훈련 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이날 정부 e-브리핑 홈페이지의 영상메시지에서 “오늘 주한미군사령부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일부에 대해 무급휴직을 예정대로 내일 4월 1일부터 시행할 것임을 알려왔다”며 “양국 간의 협상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사는 “무급휴직 대상 한국인 근로자들이 조속히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 대사는 "주한미군 근로자와 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협상 대표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서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한미 양국은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방위비 분담협상이 상호 호혜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사는 "그간 한미 양국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이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통의 인식하에 협상을 진행해 왔다"면서 "정부도 협상 과정에서 무급휴직 시행 방지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전했다.
정 대사는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 대책 마련과 함께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이를 통해서 70년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협상 대표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주한미군은 지난 25일 한국인 근로자 수천 명에게 4월 1일부터 무급휴직을 하라고 개별 통보했다. 미군의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카드는 방위비 총액 협상에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한·미 양국은 11차 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총액 등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SMA 타결 전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을 막기 위해 인건비 문제라도 우선 협의하고자 했지만, 미국 측은 거부했다. 미국은 올해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분담금으로 작년의 5배가 넘는 약 50억 달러(6조 1050억원)를 제시했다가 40억 달러 안팎으로 낮췄지만, 한국은 여전히 금액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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