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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한은 ‘무제한 양적완화’]증권사·캐피털사, 단기자금 조달 ‘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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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어음·여전채 대량 처분 이어져…‘3말4초’ 유동성 경색

금융위, 자금 투입 이달 말로 앞당겨 유동성 우선 공급하기로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며 기업어음(CP)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줄어들면서 단기자금 조달시장이 ‘3말4초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내달로 예고했던 본격적인 자금 투입 시기를 이달 말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우량등급인 A1 등급인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연 2.04%로 전 거래일에 비해 0.17%포인트 급등했다. 어음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시장 가격은 반대로 떨어졌다는 뜻이다. CP 금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16일 연 1.53%에서 17일 연 1.36%로 잠깐 하락한 뒤 18일부터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 CP가 단기자금 조달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주가지수와 선물지수가 폭락하자 해외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국내 증권사들이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통지)을 받은 영향이다. 마진콜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을 때, 주가 하락에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증거금을 더 부을 것을 요구받는 상황을 뜻한다.

이에 급전이 필요한 증권사들이 CP를 단기간에 ‘팔자’로 쏟아내면서 단기자금시장에서 유동성 경색이 발생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민간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증권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경영이 불안하다는 얘기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시장도 불안한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여전채를 대량으로 처분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와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는 여전채 발행이 중단되면 당장 영업을 접어야 하는 구조다.

수신 기능 없이 여신만 다루는 이들 회사 입장에서는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안되거나 차환이 거부되면 곧 바로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도산하는 금융사가 나올 경우 공포심리는 악화될 수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자금시장의 가장 ‘약한 고리’인 증권사와 캐피털사에 유동성을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24일 열린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는 다음달부터 CP 등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7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시기를 당겨 이달 안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3월 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CP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가 증권사, 캐피털사는 우선순위가 높은 쪽으로 지원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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