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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위기가 기회?…코로나 명분, 궁지 탈출 꾀하는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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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추락한 푸틴, 장기집권 위한 개헌 국민투표 연기

사임 위기 네타냐후, 이스라엘 의회 셧다운으로 한숨 돌려

경향신문

푸틴 | 네타냐후


코로나19가 정치적 위기에 처한 일부 지도자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를 저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권력을 강화하거나, 위기 상황에서 잠시 숨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현대판 차르를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이 이런 사례로 꼽힌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대국민담화에서 “코로나19로 서방세계가 겪고 있는 일이 러시아의 미래가 될 수 있다”며 오는 4월22일로 예정된 국민투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투표가 연기되면서 ‘차르’ 꿈이 희미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의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개헌 추진에 대한 반대 여론 등이 겹치면서 민심이 험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러시아에서는 지난 1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에서 수백명이 모여 반푸틴 시위를 벌이는 등 개헌 반대 움직임이 일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집회는 금지됐고,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응한다며 25일 군사훈련을 강화했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지도자들의 노력이 권력 강화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했다. 여당 리쿠르당이 연이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중도정당 청백당 베니 간츠 대표가 연립정부 구성권을 얻었다. 13년 총리인생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10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가 금지됐다. 의회 활동 또한 멈췄다.

지난 17일 열리기로 했던 네타냐후 총리의 부정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도 5월24일로 미뤄졌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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