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5G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 12 출시를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당초 올해 5G 아이폰이 약 8000만~1억대 가량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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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첫 5G(세대) 스마트폰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애플의 올해 실적은 물론 전 세계 5G 스마트폰 시장 흥행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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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내부서 5G 아이폰 출시 연기 검토 중"
일본 닛케이 아시안리뷰는 복수의 애플 관계자 말을 인용해 “애플이 내부 회의에서 5G 아이폰(가칭 아이폰12) 출시를 몇 개월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25일 보도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해 9월쯤 첫 5G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소식통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공급망 문제와 별개로 현재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현저히 낮아질 것은 우려하고 있다”며 “애플은 최초의 5G폰이 그저 그런 폰이 아니라 대 히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9월쯤 5G폰을 출시해봐야 흥행하기 어렵다고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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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도 "중 생산 차질로 애플 신제품 연기"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JP모건은 26일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공급망 차질 등으로 애플의 새 아이폰 출시가 1~2개월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전 세계적인 이동 제한 조치로 4월 중순으로 예정된 (5G 아이폰의) 엔지니어링 테스트와 6월 하순으로 계획됐던 시제품 생산도 지연될 수 있다”며 “보다 근본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돼 고가 스마트폰 수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애플 로고가 그려진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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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아이폰 출시 늦어지면 애플 실적 타격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연기되면 우선 애플의 실적 추락이 불가피하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특히 애플은 신제품이 나오는 4분기(애플 기준 회계연도 1분기)에 매출 쏠림현상이 나타날 정도다. 지난해 7~9월 애플 매출은 640억 달러였지만, 10~12월 매출은 918억 달러였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애플이 5G폰 출시 시점을 전략적으로 내년으로 늦출 가능성도 제기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매출이 저조할 것을 각오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반등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다.
또 애플이 하반기에 신제품 한 종을 출시하던 전략에서, 상·하반기에 각각 신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JP모건은 이와 관련 “애플이 상하반기에 각각 신제품을 출시하면 연초나 연중 내내 새 제품을 내놓는 다른 경쟁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나 화웨이 등은 연간 두 제품 이상의 신제품을 발표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5G 스마트폰 시장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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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폰 시장 안 커져…5G폰 흥행도 찬물
애플이 5G폰 출시를 연기하면 5G폰 시장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5G폰 출하량을 지난해 1900만대보다 10배 늘어난 1억9900만대로 잡았다. 전체 스마트폰 중 5G폰 비중도 지난해 1%에서 15%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애플의 5G폰 출시를 전제로 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5G 아이폰이 약 8000만~1억대 정도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애플의 가세가 늦어지면 5G폰 시장의 성장세도 그만큼 꺾일 수밖에 없다. 이는 5G폰 시장에 먼저 뛰어든 삼성전자·LG전자·화웨이에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당장 삼성전자는 올 초 갤럭시S20 시리즈, 화웨이는 메이트30, LG전자는 V60 씽큐 5G폰를 각각 출시했지만,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고 흥행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5G를 앞세운 일본 도쿄올림픽마저 연기되면서 5G폰의 올림픽 특수도 물거품이 됐다. 5G폰 시장을 키울 기폭제가 없는 셈이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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