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본국 귀환과 해외 이동 모두 금지
"가장 전면적 조치, 전세계 미군에 영향"
에스퍼 "본국에 바이러스 가져오면 안돼"
보건방호태세 2번째 높은 '찰리'로 높여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25일 오산 미 공군기지를 방문해 코로나19 방역 업무 담당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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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미군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병력 이동을 60일간 금지하고 보건방호태세(HPCON)를 최고등급 바로 아래까지 높이는 등 총력 대응하고 있어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일정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본국에 귀환하거나 해외에 파견되는 모든 미군 병력의 이동을 60일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이동금지는 지금까지 이뤄진 미군 내 조치 중 가장 전면적인 것이며 전세계의 미군 병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스퍼 장관은 "바이러스를 본국에 가져오지 않고 다른 이들을 감염시키지 않고 군에 퍼뜨리지 않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해외에 있거나 해외 배치가 예정된 모든 미군 병력은 60일간 현재의 위치에 머물러야 한다. 미국으로 귀환하거나, 해외로 나갈 예정이었던 미군 9만여명의 배치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미 육군은 지난 8일 한국을 오가는 모든 장병과 가족에 대해 이동제한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사령부는 이 조치가 주둔지 변경 명령을 받거나 전문군사교육을 받을 미 8군 장병에게만 적용된다고 밝혔으나, 이번 이동금지 명령으로 주한미군 전체의 순환배치 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미군 내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어 전 세계 미군기지의 보건방호태세를 2번째 높은 등급인 '찰리'로 높였다. 이는 지속적인 지역사회 감염을 뜻하는 것으로, 가장 심각한 상황인 '델타' 바로 아래 등급이다.
미 합참의장 수석 의료고문인 폴 프레드릭 공군 준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보건방호태세를 '찰리'로 상향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감염자) 곡선이 둔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찰리' 등급에서는 대규모 모임 제한, 사회적인 거리 두기 등의 조치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53명 늘어 총 227명이 됐다.
앞서 주한미군도 전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주한미군사령관이 연장하거나 조기 종료하지 않는 한 다음달 23일까지 유지된다.
미 국방부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수뇌부가 직접 브리핑 및 질의응답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전날에는 에스퍼 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함께 브리핑에 나서 코로나19 위기를 넘기려면 90일가량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3일에는 장관이 코로나19로 인해 미군의 대비태세에 일부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처음 내놓기도 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이동금지 명령에 있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병력 감축은 예외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달 말 탈레반과의 합의에 따라 135일 내에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을 8600명 수준으로 줄이고 14개월 내에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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