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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취재뒷담화] 조용병 회장의 신한금투 사장 교체 카드,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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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오경희 기자 = ‘속전속결.’ 최근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교체를 두고 나온 말입니다.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는 라임과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 증권(DLS) 사태 등 조단위 금융 사고를 낸 신한금투의 사장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김병철 전 사장이 지난 20일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혀서죠. 곧바로 지주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후임자로 이영창 전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부사장 내정까지 신속하게 진행했습니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임기가 1년이나 남았지만 중도 하차한 데다 김 전 사장 기용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의중이 반영된 인사였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 전문가 육성을 강조해온 조 회장은 순혈주의를 깨고 지난해 3월 동양증권 출신인 김 전 사장을 신금투 사장으로 낙점했습니다. 신한금융 한 관계자는 “인재를 중요시하는 조 회장이 김 전 사장을 아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교체 카드를 단행한 데는 조 회장이 금융사고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입니다. 김 전 사장의 사의 표명이 있기 이전 조 회장은 고위 임원 회의에서 라임 사태 관련 최고경영자들에게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의를 밝힌 김 전 사장은 “고객손실 최소화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 사퇴의사 표명을 미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인사로 신한금융은 사태 해결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소비자 신뢰 회복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됩니다. 조 회장이 소방수로 투입한 이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합니다. 다만 우려도 있습니다. 임기 도중 교체로 신금투 조직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IB 인가 등 올해 목표로 했던 중점 과제들을 수장이 바뀌면서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됐죠. 또한 일각에선 금융사고가 현재진행형이란 점에서 김 전 사장에게 임기 내 ‘결자해지’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향후 이 내정자의 실책 시 리스크도 떠안아야 합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KPI(핵심성과지표)와 상관없이 고객 손실 최소화와 함께 떨어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회장 역시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연임 시험대에 오릅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연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키로 했습니다. 채용비리 혐의 등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는 이유에서죠. 사흘 앞둔 현재로선 우호지분 비율이 높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원신한’을 강조해온 조 회장이 그룹사 수장으로서 금융사고를 전화위복 삼아 고객과 사회로부터 더욱 신뢰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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