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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일, 올림픽 ‘취소’ 피했지만…1년 연기 땐 손실 7조4천억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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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 아파트 보상 문제 가능성

대형 행사장 다시 확보 보장 없어

1년 연기 7조원 이상 손실 예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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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이 사실상 연기되는 쪽으로 굳어지자, 일본 내에서는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지만 올림픽을 치르려면 대규모 행사장과 숙박시설 확보 등 새로 조정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산적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패럴림픽상은 이날 “취소는 없다는 것에 대해 솔직히 안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빠른 단계에서 적절히 판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취소보다는 연기가 낫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23일 ‘연기를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가) 4주간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는데, 그중에 그 말(연기)도 들어 있을 것”이라며 연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취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피했지만, 2020년 올림픽 개최지가 도쿄로 결정된 2013년부터 7년간 준비해온 일본 입장에선 모든 일정을 처음부터 재조정해야 할 수 있다. 단적으로,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참가 선수 숙박시설로 지은 선수촌 아파트 문제가 있다. 일본 정부가 도쿄 주오구 해안 지역 아오미에 지은 이 아파트 단지에는 최대 2만6000명의 선수 등이 머물 예정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보수를 한 뒤 2023년부터는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입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림픽이 연기되면 일반 입주를 위한 보수공사도 늦어져 입주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게다가 890가구는 이미 분양이 끝난 상태여서 입주가 늦어지면 보상 문제가 발생한다.

올림픽에 필요한 대형 행사 시설을 다시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보장도 없다. 도쿄올림픽 메인 프레스 센터로 쓰일 예정인 도쿄 빅사이트는 평소에도 각종 박람회가 열린다. 통상 1년 반 이전부터 행사장 사용 예약을 받으며, 이미 2021년 8월분부터 예약이 시작됐다. 올림픽을 1년 이상 연기하면 이런 대형 행사장은 많지 않아 대체지를 구하기도 어렵다.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경제학 전문가인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학 명예교수는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1년 동안 경기장과 선수촌 유지관리비 등이 추가로 투입돼 경제적 손실액이 6408억엔(약 7조398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선발이 끝난 대표 선수의 기량이 올림픽 연기 뒤에도 그대로일지 알 수가 없다는 점도 쉽지 않은 문제로 꼽힌다. 1~2년 이상 연기되면 대표를 다시 뽑아야 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이미 뽑힌 선수들과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여론은 연기에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이 20~22일 전국 유권자 1077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림픽을 연기하는 편이 좋다”고 답한 이가 69%였다. “예정대로 개최하는 편이 좋다”는 응답은 17%, “취소하는 편이 좋다”는 대답은 8%에 지나지 않았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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