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지지 글, 일부 정치권도 국회의원 세비 반납 움직임
'방역은 계속된다' |
(전국종합=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현장에서 땀 흘리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국민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급여 일부를 반납하는 릴레이 선행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장차관급 공무원이 앞으로 4개월간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한 이후 꼬리 무는 현상이다. 현재 대구·대전시장을 비롯해 경북·충북도청과 10여곳의 시·군 등이 선행 대열 동참을 선언했다.
참여 지자체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시와 경북도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통분담을 위해 월급 30% 반납 운동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시장은 "뜻있는 공무원들도 함께 할 수 있겠지만, 강요하지는 않겠다"고 공직사회 전파를 유도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산하 출자·출연기관장·임원들도 4개월간 월급의 30%씩을 내놓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경북도 공무원들은 3월 급여 인상분을 반납한다. 경북도청과 직속기관, 사업소, 지역본부, 소방본부, 시·군 소방서, 도의회에서 7천여명이 이 대열에 동참한다.
경북도는 이를 통해 모은 2억3천만원을 취약계층과 소외계층 생계지원에 쓰기로 했다.
권영진 시장, 신천지 행정조사 관련 발표 |
대구시와 경북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난 지역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도 두 달째 휴식하지 못하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업무를 수행하는 중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20일 전국 광역단체장 중 최초로 월급 절반인 300여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그는 "경제문제를 국가에서 모두 책임지는 데 한계가 있어 민간영역에서도 기부 등을 통해 참여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월급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4개월간 월급의 30%(총 1천280만원)를 반납하기로 했고, 충북도 소속 공무원들은 앞으로 3개월간 월급 일정액을 반납해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기로 했다.
교육계에서는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가장 먼저 월급 반납 대열에 동참했다.
김 교육감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로나19로 힘겨워하는 국민과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달부터 6월까지 받는 급여의 30%를 반납한다"고 밝혔다.
이에 화답하듯이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23일 월급 30% 반납을 선언했고, 교육청 차원에서 성금 모금 운동을 별도로 벌이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
박세복 충북 영동군수와 5급 이상 공무원 40명도 다음 달부터 3개월간 월급의 10%를 공제해 코로나19 극복에 쓰기로 했다.
박 군수는 23일 "간부들이 자발적으로 월급 일부를 내놓기로 해 감사하다"며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좀 더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철수 강원 속초시장도 이날 앞으로 넉 달 간 월급 30%를 반납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김 시장은 "대통령과 장·차관급의 급여 반납을 응원하고 시민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이 운동에 동참한다"며 "취약계층 지원과 지역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홍장 충남 당진시장과 김철우 전남 보성군수, 정장선 평택시장 등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월급반납 참여를 선언했다.
정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지역 상인, 자영업자 등 많은 시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힘든 시기인 만큼 시민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5급 이상 공무원들도 고통분담을 선언하고 나서 4∼7월 본봉 기준으로 시장은 30%, 부시장과 행정기획실장은 10%, 국장과 과장은 5%를 각각 내놓기로 했다.
호소문 발표한는 허태정 대전시장 |
정치권에서도 고통분담에 동참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경남·울산 선대위원장인 김두관 의원은 22일 "선거 상황에서 월급 깎자는 제안을 꺼내는 부담이 있지만, 용기를 가지고 말한다"며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라도 정부의 노력에 화답하자"고 제안했다.
정의당도 같은 날 코로나19 종식까지 국회의원 세비의 30% 반납을 결정했다.
정의당 정호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의당의 세비 반납이 고통과 피해분담의 작은 마중물이 돼 하루속히 민생위기가 극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와 정치권의 릴레이 월급 반납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착한 임대인만 있는 줄 알았더니 착한 시장·군수와 정치인도 많다'는 지지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위기상황일수록 똘똘 뭉치고, 이웃의 고통을 함께 외면하지 못하는 게 우리의 민족정신"이라고 이들의 선행을 칭찬했다.
(김준호 이승형 최수호 변우열 이종건 조성민 이은파 형민우 최혜민 이보배 고성식 기자)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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