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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정영채·권희백·최석종 등 주가 폭락에 자사주 매입 나선 증권사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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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종 전례 없는 낙폭에 경영진 책임경영 행보

통상 주가 호재로 작용하지만 코로나19로 효과 ‘미비’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한국금융신문

▲(왼쪽부터)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으로 국내 증시가 연일 폭락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 등은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며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3.69포인트(5.34%) 하락한 1482.46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 또한 연일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권주도 바닥없는 추락을 겪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상에 상장한 증권업종 내 대표종목으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올해 들어 유례없는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KRX증권지수는 374.70으로 난 1월 2일(639.11)과 비교했을 때 41.3% 가량 하락했다.

이에 다수의 증권사 CEO들은 급락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모습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정영채 사장 소유 자사주는 기존 1만1697주에서 1만6697주로 늘었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자사주 4만3700주를 매입했다. 이는 권희백 대표의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네 차례 자사주 매입으로, 권 대표 소유 자사주는 16만7300주로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화투자증권은 경영진은 권 대표와 함께 자사주 총 21만2773주를 매입하는 등 대표이사의 책임경영 강화에 발 맞춰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한종석 한화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이번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겠다는 책임경영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지속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아 자사주를 매입하여 주주들에게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석종 대표를 포함한 KTB투자증권 경영진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대표는 이달 11~17일 3만5000주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0.11%(7만5000주)까지 높였다. 이외에도 김형남 상근 감사위원이 7만주를 매수했으며, 경영혁신실장 안태우 전무와 김정수 전무도 각각 3만주와 5000주를, 그룹 전략 부문 황준호 대표와 자회사인 KTB자산운용 김태우 대표도 1만주씩을 매수하는 등 총 16만주를 사들였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경영진이 자발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며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하고 주주가치 제고 등 주주친화 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DB금융투자는 고원종 대표와 박기호 부사장이 지난 16일과 17일 이틀에 거쳐 각각 자사주 7500주, 1만주를 매입했다. 대신증권 또한 양홍석 사장이 올해 초부터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양 사장은 지난달과 이달에만 총 19만6667주를 사들였다.

그러나 CEO들의 자사주 매입 열풍에도 불구하고 주가 부양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외부 변수를 통해 급락한 주가를 방어해 주주들의 이익을 높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워낙 커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가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보통 CEO 및 오너가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CEO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라며 “적은 돈으로 지분율을 높여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차원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투자심리가 회복될 경우 증권업의 반등이 여타 종목보다 먼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고 향후 투자심리 회복 시 전체 지수 등락과의 연동성이 높다”며 “주가 반등도 가장 먼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향후 사태 진정 후 올해 증권사들은 과거 대비 커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투자은행(IB) 관련 지속적인 성장 및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지난해 12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이후 증권사들의 대응 전략이 4분기 실적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올해에는 이러한 전략들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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