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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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또 다른 ‘진앙’이 되고 있는 미국에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63)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의 ‘정치적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 대륙에 이어 세 번째로 폭증세가 ‘현재진행형’인 미국은 모든 뉴스를 코로나19가 뒤덮고 있다. 특히 미국 내 50개주 가운데에서도 뉴욕주는 전체 누적 확진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면서 쿠오모 지사는 매일 언론 브리핑에 등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매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어 자연스레 두 정치인이 여러모로 비교되고 있는 것이다.
핵심 업무인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는 특히 두 사람의 스타일이 확연하게 구별된다. AP통신은 기자회견 장면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계획적이고 과장된 태도가 두드러진 반면, 쿠오모 주지사는 팩트(사실)에 기반한 자료 인용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단호한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산세가 두드러지기 전까지만 해도 “따뜻해지는 4월에는 종식될 것”이라는 등 근거가 빈약한 낙관론을 펴다가, 최근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1조 달러가 넘는 긴급 ‘슈퍼 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널뛰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쿠오모 지사는 시종일관 진지한 어조로 각 개인의 위생지침 준수 등을 촉구해 왔다. 드라이브 스루 진단과 시험약 사용 승인 등 과감한 대책도 내놓고 있다.
22일(현지시간)에는 직접적인 충돌도 빚어졌다. 민주당 소속인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 정부만으로는 의료물자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정명령을 통해 의료물품의 공급과 구매를 당분간 국유화해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민주당 소속) 주지사 그룹은 자신들의 결점을 연방정부 탓으로 돌리지 말라”며 쏘아붙였다.
이 같은 두 정치인의 차이를 성장배경과 이력에서 찾기도 한다.
부동산 투자자·기업인과 방송진행자로 이력을 쌓은 ‘시장주의자’ 트럼프와 달리 쿠오모는 빌 클린턴 행정부의 주택도시개발부 장·차관, 뉴욕주 검찰총장에 이어 10년째 뉴욕주지사를 맡고 있는 사실상 ‘전업 공직자’다.
CNN방송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왼쪽)가 친형인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오른쪽)을 인터뷰하고 있다.|CNN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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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모는 아버지(마리오 쿠오모)도 3선 뉴욕주지사(1983~94)에 민주당 대선경선까지 도전했던 ‘정치 금수저’ 집안 출신이다. 그는 1990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와 결혼(2005년 이혼)하는 등 그야말로 ‘워싱턴 인사이더’다. 최근에는 CNN 앵커인 막내 동생 크리스 쿠오모와의 ‘쿠오모 대 쿠오모’ 화상 인터뷰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는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단번에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와 대권까지 거머쥔 ‘아웃사이더’에 가깝다. 뉴욕주 뉴욕시 퀸스에서 출생했다는 점은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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