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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금감원, 코로나 피해 기업 기준없이 '면책'...은행에 책임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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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의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검사 제외'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은행권에서는 여전히 볼멘소리가 나온다. 검사에서 제외되려면 코로나19 피해사실이 규명돼야 하는데, 이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은 내려주지 않고 은행보고 판단하라고 해서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수 차례에 걸쳐 은행권에 코로나19 피해기업 대출과 관련한 면책 방침을 적시한 공문을 보냈다.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을 위한 대출 심사기준 및 절차기준 변경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업점 폐쇄로 다른 영업점에서 여신 취급 ▲코로나19로 타기관, 지역신용보증 등에 업무 위탁 등의 경우 은행 검사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뉴스핌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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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금감원 감독규정에서는 전반적인 금융·경제여건의 악화, 정부의 국가산업정책상 필요에 따른 지원, 여신취급시 충분한 신용조사 및 사업성 검토 등이 이뤄졌을 경우 부실여신이 발생해도 금융사 임직원의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해주고 있다. 코로나19로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커지자 금감원에서도 코로나19 피해기업 대출에 한해 면책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완화해준 것이다.

그럼에도 은행권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대출 취급에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사실 규명은 은행의 몫이기 때문이다. A 시중은행 여신기획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기업이라는 사실은 은행이 심사해 판단해야 한다"며 "그 동안에도 면책규정을 잘 지켜온 만큼 창구에선 금감원 검사에서 코로나19 대출 제외를 크게 매력적이라 느끼진 않는다"고 전했다.

B 시중은행 지점장도 "모든 대출이 아닌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해서만 면책(검사제외)이라, 대출을 취급하려면 은행으로선 피해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며 "당국에서 강하게 푸시를 하고는 있지만 현장에선 수많은 문의 중 경영상 어려움이 코로나19 때문인지 아닌지를 일일이 판단해야 한다는 고충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코로나19 피해기업의 기준을 대폭 낮춰 대출을 해주는 것도 부담이 있다는 전언이다. C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서는 (무분별한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후) 연체가 계속돼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손실을 계속 가져가야 돼 수익성에도 지속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금감원에서는 은행권에 적극적인 코로나19 금융지원 협조를 구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을 신속, 확실하게 하길 바라고 내린 결정이다. 코로나19 피해기업 기준은 은행들이 판단할 문제로 금감원에서 한정할 순 없다"며 "향후 검사에서도 은행이 '코로나19 피해기업 여신'이라고 얘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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