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반의반’ ‘어서와’ 등 로맨스물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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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좋아했던 사람을 말해봐.”
오랜 친구들과의 모임. 훅 들어온 질문에 은섭(서강준)은 머뭇대다 툭 던진다. “해원이….”
지난달 24일 시작한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제이티비시·JTBC)의 한 장면이다. 서울 생활에 지쳐 고향에 간 해원이 옛 친구 은섭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 시작되는 잔잔한 로맨스물이다. 동창, 오랜 짝사랑… 익숙한 설정이지만 봄과 함께 찾아온 고백에 많은 시청자가 모처럼 설렜다.
장르물이 안방을 점령한 가운데, 마음을 흔드는 로맨스 드라마가 봄바람 타고 3·4월 찾아온다. 코로나19 사태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새가 없는 요즘이지만 드라마는 말하는 듯하다. “그래도 봄은 왔고, 사랑은 시작된다”고.
사랑하면 뭐니 뭐니 해도 첫사랑. 시작할 때의 풋풋함은 그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짝사랑으로 시작된 첫사랑이라면 더 애틋하다. 잊은 지 오래라고? 23일 시작한 <반의반>(티브이엔 월화 밤 9시)이 새록새록 기억나게 해줄 것이다.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하원(정해인)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서우(채수빈)를 내세워 짝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봐요” 같은 대사에 마음이 요동친다.
첫사랑이 좋은 이유도 순수했던 기억 때문이다. 25일 시작하는 <어서와>(한국방송2 수목 밤 10시)는 남자로 변하는 고양이 홍조(김명수)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 김솔아(신예은)를 내세워 조건 없는 사랑을 그린다.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고양이가 남자가 되다니! 비현실적인 설정인데도 날 위하고 있는 그대로 나만 바라봐주는 사랑에 많은 이들이 설렐 듯하다.
이런 사랑의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든다. 4월18일 첫 방송하는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티브이엔 토일 밤 9시)은 사랑으로 찬란했던 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어른들의 로맨스’다. 과거에 사랑했던 한재현(유지태)과 윤지수(이보영)는 현재에 다시 만나 그 인연을 이어가며 인생에서 또 한번의 ‘화양연화’를 만난다.
먹고살기 바쁜 시대, 사랑이 대수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다. 5월 방영하는 <저녁 같이 드실래요?>(문화방송 월화)가 연애 세포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되겠다. 이별의 상처와 ‘홀로’ 문화로 연애 세포가 퇴화한 남자 김해경(송승헌)과 여자 우도희(서지혜)가 저녁 식사를 매개로 감정을 회복하고 사랑을 찾아간다. 현실에서도 말하자. “저녁 같이 먹으실 분!”
쭉 ‘연애’를 해온 제작진의 이름값도 기대감을 높인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드라마 <연애시대> 한지승 피디, <반의 반>은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이숙연 작가, <화양연화>는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 손정현 피디가 연출한다. 한지승 피디는 제작사를 통해 “외롭고 추운 마음에 따스함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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