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청사. 한겨레 김혜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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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1.20) 아침신문 1면에는 △우크라이나,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 첫 타격(6곳) △검찰, 이재명 경기지사 때 법인카드 사적유용 혐의로 5번째 기소(5곳) △감사원, ‘사드’ 감사(3곳) 등이 주요하게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전 정권만 뒤지는 감사원
② 시선, 클릭!
- 서울지하철 오늘부터 준법 운행
- 가계빚, 3년만에 최대 증가
- 워킹맘 고용률 역대 최고
- 한국이민 늘어
③ Now and Then : Proud Mary(CCR, 1969)
① 차이의 발견
# 감사원의 ‘사드’ 감사
-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의도적으로 지연됐다며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4명을 대검찰청에 직권남용 혐의로 지난달 말 수사 의뢰했습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말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가안보실, 대통령비서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공군본부, 외교부, 환경부, 경찰청, 한국국방연구원, 경북 김천시와 성주군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해 이런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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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사원의 ‘사드’ 감사 내용
- 이번 감사는 지난해 7월 전직 군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 1년간의 조사 끝에 감사원은 크게 2가지를 문제삼았습니다.
- 하나는 사드 미사일 부품교체와 관련한 한미 군사작전을 시민단체와 중국 쪽에 미리 알려줘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구성 등을 지연해 결과적으로 사드 기지 운용을 지연시켰다는 것입니다.
1) 중국에 사드 교체 미리 알림
- 경북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7년 4월입니다. 그리고 2020년 5월 사드 장비 교체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직전에 이런 사실을 중국에 알립니다. 사드에 민감한 중국에 대해 ‘이번 건은 사드 추가 배치가 아닌, 기존 사드의 장비 교체’라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런 결정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결정했습니다.
- 사드 배치가 결정된 것은 2016년 7월입니다. 그해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공론화했습니다. 그러자 배치도 전에 중국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중국 단체관광객이 발을 끊었고, 한한령(한류 금지), 한국산 불매 등으로 중국에 투자한 국내 기업이 철수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국내 연구기관이 추산한 피해액은 최대 15조원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아직까지도 온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시절, 사드 배치를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사드가 임시 배치된 상태에서 취임했고, 2017년 7월 최종 배치를 결정했습니다.
- 그러던 와중에 사드 교체 상황이 불거졌습니다. 사드를 몰래 추가 배치한다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 그래서 중국의 민감한 반응을 경계해 이번 건이 사드 성능 개량이 아닌 노후장비 교체라는 점을 중국에 미리 설명했습니다.
-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에 사전설명한 것은 ‘오해를 차단하기 위한 정치·외교적 결정’이라는 것이고, 감사원은 ‘군사기밀을 중국에 유출’했다는 주장입니다.
조선일보 5면 그래픽 |
2) 시민단체에 사드 교체 미리 알림
- 같은 시기, 현장 농성중이던 시민단체에도 이런 사실을 미리 알립니다.
- 오해를 피해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충돌을 막거나 완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 그런데 감사원은 거꾸로 사드 미사일 교체 작전을 시민단체 쪽에 알려줬기에 2020년 5월29일 미사일 교체 작전 당시 주민과 경찰 간 몸싸움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 3면 그래픽 |
3) 환경영향평가 지연?
-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인체유해 전자파 논란이 계속 됐습니다. 이에 2016년 한미 정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5월 취임한 문재인 정부는 ‘소규모’ 평가가 아닌, 정식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소규모 평가는 6개월 이내,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 이후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정부와 주민대표,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를 계속 미뤘다는 게 감사원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의 반대가 극심한 상황에서 절차를 지키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게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의 반론입니다.
2. ‘사드’ 감사 문제점
- 이번 감사원의 감사는 크게 2가지 문제점이 도드라집니다. 하나는 ‘정책적 결정’에 대해 감사를 하는 게 온당하냐는 점과 또 하나는 ‘전 정권 감사’에만 치중한다는 점입니다.
1) ‘정책 결정’ 감사
- 중국에 통보한 것은 NSC를 통한 공식적 결정인데, 이를 후임 정권에서 감사원을 통해 문제삼는 것은 사실상 ‘정치 보복’입니다. 만일 친미 보수정부로 바뀌어서 ‘가치외교’적 입장에서 ‘중국에 저자세 외교’라는 주장을 펴거나, 그렇게 중국에 알려줬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를 내릴 순 있겠지만, 이는 정치적 논쟁의 영역에 국한해야지, 이를 감사, 그리고 검찰 수사요청 등 사법의 영역으로 옮겨서는 안 됩니다.
- 감사원은 이를 ‘군사기밀 유출’이라는 혐의를 씌우려 하고 있는데, 이미 당시 2020년 5월29일 국방부 당국자가 언론에 “사전에 외교 채널 등 다양한 경로로 중국에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 감사원은 공무원(‘어공’ 포함)들의 불법적 행위를 감사하는 곳이지, 정치를 하는 곳이 아닙니다.
2) ‘전임 정권’만 감사
- 감사원은 대통령 소속이지만, 독립기구입니다. 감사원의 존재 이유는 현 정부가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감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의 감사원은 전임 정권의 잘못을 뒤지는 ‘돌격대’ 역할에 충실한 모양새입니다. 정부는 연속성이 있기에 정권교체 이후 1년 정도는 전임 정부의 비리 등을 감사원이 들춰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이미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까지도 감사원은 오로지 ‘전임 정권’에만 초점을 맞추고, 이 정부가 끝날 때까지 이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럴려면, 굳이 삼청동에 별도 건물을 둔 감사원이 필요할까요, 서초동 검찰청 아래 하부기관으로 두면 될 일입니다.
- ‘관저 이전’에서 무자격업체가 어떻게 선정됐는지에 대해선 “기억 안 나지만, 김 여사는 아니다”는 막무가내식 답변을 추궁 한 번 제대로 못하고, 그대로 보고서에 적어넣는 감사원입니다.
- 최재해 감사원장은 지난 2022년 7월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당시 시대전환 소속이던 조정훈 의원은 이 답변을 듣고서 “대통령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게 감사원의 역할인가. 제가 약간 충격이 와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국민의힘 소속이던 김도읍 법사위원장도 “저도 제 귀를 좀 의심케 한다. 달리 하실 말씀이 없느냐”며 발언 내용을 바꿀 기회를 주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재해 원장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하도록 감사원이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소신 발언’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 이런 사람이 감사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최재해 원장은 최초로 감사원 내부 출신 감사원장입니다. 최 원장 때문에 앞으로 ‘내부 출신 감사원장’에 대해선 국민적 지지가 없을 듯합니다. 많은 감사원 직원들이 지금의 감사원 모습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참담해 한다는 말이 끊이지 않고 들려옵니다.
3. 사설
한겨레 = 임기 후반까지 오로지 전 정권 표적감사, 탄핵감이다
경향 = '사드 배치 지연' 수사 의뢰한 감사원, 감사권 남용 아닌가
한국 = 문 정부, 사드 교체정보를 시민단체·중국에 유출했다니
조선 = 사드 기밀 中·시민단체에 넘긴 文 정부 안보 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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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서울지하철 오늘부터 준법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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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빚, 3년만에 최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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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그냥 ‘쉬었음’이라 답한 청년(15~29살)이 41만8천명으로 전년 대비 5만2천명 증가했습니다. 10월 기준으로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30.8%)는 것입니다. 통계 수치로 뭉퉁그려 나타납니다만, 41만여명 청춘들의 헛헛함이 저 통계에 녹아있을 것입니다.
오늘 노래는 CCR의 ‘Proud Mary’(1969)입니다. 국내에선 조영남의 ‘물레방아 인생’으로 유명한 곡이기도 합니다. Proud Mary는 미시시피강을 오가는 증기선의 이름으로, 도시에서 고단한 일용직을 전전하다 그만두고, 아마도 고향(?)으로 내려가 새 출발하려는 청춘을 노래한 곡으로, 1970년대 초반 무렵 청춘의 송가처럼 불렸던 노래입니다. 지금 ‘쉬었음’ 청년들의 할아버지 세대일 수 있겠습니다. 무엇을 해야할 지 몰라 방황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청춘의 통과의례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때는 양극화도 없었고, 또 돌아갈 고향도 있었을 터이지요. 이 노래만 들어봐도 그때보다 지금의 ‘쉬었음’이 더 날카롭고 더 아프고 더 막막한 건 아닐까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WmSgoHeQ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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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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