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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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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5G 상용화' 이끈 황창규 회장, 6년만에 KT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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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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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이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23일 이임식을 했다. 황 회장의 공식 임기는 30일 정기 주주총회까지지만 사실상 이날 구현모 대표이사 내정자에게 KT 수장 자리를 넘겼다. 황 회장은 2014년 1월 회장에 취임했고, 2017년 연임해 총 6년간 KT를 이끌었다.

역대 KT 회장 중 연임 임기를 제대로 마친 건 황 회장이 처음이다. 전임 이석채 회장이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연임 1년 만에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CEO(최고경영자)직에서 물러났다. 임기를 채운 것은 초대 CEO였던 이용경 전 사장이 2005년 단임 임기를 마치고 남중수 전 사장에게 바통을 넘긴 이후 15년 만이다.

이날 황 회장은 몇몇 임원진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것으로 이임식을 대신했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은 “KT의 미래, 먹거리, 그리고 KT 정신을 제대로 세운 CEO로 기억되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만들어 온 성과를 뛰어넘어 KT를 글로벌 1등에 올려달라"고 당부했다.

KT는 직원 수가 2만3300여명, 전국에 지사를 갖춰 통신업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를 총괄하는 KT 회장도 대기업 총수 대우를 받는다.



KT, 1조 클럽 가입, 세계 최초 5G 상용화



황 회장은 6년 임기 동안 5G(세대) 이동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인공지능(AI) 서비스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과 2017년, 2019년 세 차례에 걸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기조연설에서 5G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이어 2018년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 전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9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5G 상용화를 역설했다. 이때 그에게 붙은 별명이 ‘Mr. 5G(미스터 5G)’다.

KT의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분야 총괄 경험을 토대로 IT 분야의 흐름을 미리 읽고 대비하는 데 능했다”며 “AI 분야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노력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던 2002년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세울 정도로 반도체 전문가로 통했다. 또 다른 KT 관계자는 “황 회장은 블록체인이나 5G에 기반을 둔 기업시장 같은 굉장히 어려운 비즈니스에 시동을 걸었다. 올부터 이 분야에서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IPTV 실패 등으로 추락하던 KT 실적을 반등시키고, 민영화한 KT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든 것 등도 황 회장의 성과로 꼽힌다. 그 결과 KT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KT 내부에서 "이석채 전 회장 시절 KT·KTF 합병이나 아이폰 국내 도입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황 회장은 KT의 체질 개선과 내실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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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이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그란비아에서 열린 'MWC19(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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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국사 화재, 쪼개기 후원으로 흠집



하지만 황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4년 임직원 8300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노조 반발을 불렀다. 또 2018년 11월에는 KT의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가 발생해 인근 주민에게 통신장애 피해를 줬다. KT는 통신구 화재 이후 유선 통신 전문가인 이철규 부사장을 복귀시켜 인프라를 강화했다. 구조조정은 이석채 전 회장 때 적자로 돌아선 KT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또 2014~2017년 KT 전 현직 임원들이 국회의원 90여명에게 KT 법인자금으로 4억4000여만원을 불법 후원했고, 황 회장이 이를 지시했다는 '쪼개기 후원'과 정치권의 청탁을 받고 불법 채용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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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의 뒤를 이어 KT 수장에 오르는 구현모 CEO 내정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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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이 떠난 자리는 'Mr. KT맨'으로 불리는 구현모 대표이사 내정자가 이어받는다. 구 내정자는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새 CEO로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신입사원으로 KT에 입사한 '정통 KT맨'이며, 황 회장 임기 초기 비서실장을 지냈다. 지난해까지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을 맡아 KT의 핵심 사업을 이끌어왔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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