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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교착 길어진 북미… 트럼프, 코로나 방역 협조 친서로 상황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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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격 현장을 지켜보는 김 위원장 뒤로 북한군 관계자들이 도열해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이날 보도된 북한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훈련 모습.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체가 연기와 불꽃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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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1일 전술지대지미사일인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 시범 발사에 나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방역협력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다음날 알려졌다. 북미 교착국면이 길어지는 가운데 지난 4~5일 남북 정상이 코로나19를 매개로 친서를 교환한 데 이어 미국 또한 ‘친서 외교’로 상황 관리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보낸 친서는 이달 초(2·9일) 재개된 북의 미사일 시험 발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더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외교 치적 관리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22일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는 북미 관계 추동 구상과 코로나19 방역 협조 의향이 담겼다. 김 부부장은 북미 관계 진전 가능성에는 일단 선을 그으면서도 공격적 언사를 자제했다.

김 부부장은 “(두 정상의) 특별하고도 굳건한 친분을 잘 보여 주는 실례”라면서도 “북미 관계와 발전은 개인적 친분관계를 놓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 관계는 악화일로로 줄달음칠 것”이라며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돼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홍민 북한연구원 통일연구실장은 “북한이 시험발사를 이어 가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성과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교착국면에서 소통이 이뤄진 점은 주목하나 본격적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 북한의 발사체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물론 관계장관 화상회의도 열지 않는 등 ‘로키’로 대응했다. 앞서 2, 9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긴급 관계장관화상회의를 열었던 것과 달리 대응 창구를 합참으로 일원화하고 청와대는 한발 비켜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청와대 내에서 엿보인다. 코로나19를 단초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오간 데 이어 백악관의 친서가 전달되는 등 톱다운 방식의 상황관리가 이뤄지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협력을 제안한 점에 주목해 앞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 간 방역협력 실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코로나19 청정국을 주장하는 북한이 국제기구나 민간단체의 방역 물자 지원 외에 정부 차원의 협력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울러 지난 3일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첫 담화에 이어 북미 관계 관련 담화까지 발표한 김 부부장의 위상도 눈길을 끈다. 직급은 당 제1부부장에 불과하지만 주요 외교 사안에서 김 위원장을 대변하는 등 정치적 역할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전날 북한은 올 들어 세 번째 신형 무기 발사에 나섰다. 현장을 참관한 김 위원장은 “어떤 적이든 군사적 행동을 기도하려 든다면 영토 밖에서 소멸할 수 있는 타격력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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