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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증권사 목표가 줄줄이 하향..이달만 124개 종목 무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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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금융·정유 등에 주도주 `반도체`까지 흔들

5개 종목은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내려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증권사들이 이달 들어서만 124개 종목에 대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한 종목에 대해 여러 증권사가 목표가를 내리다 보니 그 횟수만 228번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공장 가동이 멈춰버린 자동차 업종을 비롯한 정유업종, 금융업종의 목표가가 낮아졌다.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까지 내려간 영향이다. 시장을 주도했던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업종마저 목표가가 하향 조정됐다. 정유사 등 5개 종목에 대해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려갔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124개 종목에 228번 목표가 내려..반도체도 못 피해

22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1~18일) 124개 종목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가가 하향 조정됐다.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전역으로 번지면서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이 현실화된 데다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간 갈등에 국제유가가 급락,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낮추는 업종들은 자동차, 보험·증권·은행 등 금융, 정유·화학, 조선·해양, 섬유·의복 등 거의 전 종목을 망라한다.

특히 최근 들어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도 내려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은 지난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각각 6만7000원, 7만3000원에서 모두 6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 4곳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최고 13만원에서 최저 10만4000원까지 내렸다. 하나금투는 노트북, PC 및 스마트폰 출하량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 디램 가격 상승률을 3, 4분기 각각 20%, 5%에서 10%, 3%로 낮췄다. DB하이텍(000990), 원익IPS(240810), 원익머트리얼즈(104830), 한미반도체(042700) 등 반도체 부품업체들도 덩달아 목표가가 낮아졌다.

◇ 은행·보험·자동차 등 망라..`주가 급락에 목표가와 괴리도 커져`

기준금리 인하에 순이자마진(NIM) 축소와 경기침체에 연체율 급등이 예상되는 은행주들은 일제히 목표가가 내려갔다. KB·우리·신한·하나금융 등에 대해 무려 25번의 목표가 하향 조정이 있었다. KB금융(105560)과 신한지주(055550)는 최저 기준으로 각각 4만8000원, 4만원 수준으로 내려갔고 우리금융지주(316140)는 1만1000원, 하나금융지주(086790)는 3만6500원까지 목표가가 떨어졌다. 보험주에 대해서도 목표가가 21번 낮춰졌다. 금리 인하에 채권 운용 수익이 낮아지면서 펀더멘털 자체가 약화한 영향이다. 한화생명(088350)은 2300원, 삼성생명(032830)은 8만원, 메리츠화재(000060)는 1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현대차(005380)는 10만원, 기아차는 3만5000원까지 목표가가 낮아졌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204320)는 2만5000원선으로 내려갔다. 전 세계 자동차 수요가 1% 증가에서 4% 감소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2월 중국 판매량이 80~90% 감소한 데 이어 코로나19로 미국, 유럽 공장을 2주간 중단했다. 원화 약세에도 1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제유가 급락에 정유·화학 업종도 대거 목표가가 내려갔다. S-Oil은 5만2000원까지, SK이노베이션(096770)도 8만7000원선까지 떨어졌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Hold)’로 하향 조정됐다. 코로나19 확산에 정제마진 개선 시점 자체가 하반기로 연기된 영향이다. 이밖에 KT(030200), 백광산업(001340), 한온시스템(018880)도 투자의견이 중립으로 내려갔다.

POSCO(005490)는 목표가가 30만원대에서 한 달여만에 20만원 초중반선으로 내려갔고 현대제철(004020)도 3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하향 조정됐다. 한국조선해양(009540)(17만원→11만원), 팬오션(028670)(6000원대→5000원대) 등 조선·해양 업종도 목표가가 떨어졌다.

이러한 목표가 하향 조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큰데다 원유, 원화 등 기업 실적을 전망하는 주요 지표들이 워낙 빠르게 급락한 만큼 기업의 실적 전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단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익 전망 하향이 현실화하면서 목표가도 내려갈 전망이다.

다만 목표가 하향에도 불구하고 주가 급락세에 실제 주가와의 괴리는 더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목표가를 내린 증권사들의 한화생명 목표가는 평균 2400원까지 낮아졌으나 실제 주가는 958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도 6만3000원, 11만3500원이지만 주가는 4만5400원, 7만4800원 수준이다. 대부분 목표가는 향후 6개월 또는 12개월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목표가가 얼마인지보다 하향되는 추세선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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