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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 끊긴 동네 교회 ‘휘청’... “월세 내줄게” 큰 교회들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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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ㆍ기하성ㆍ예장백석 등 속속 동참
한국일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의 헌금함 앞에 손소독제가 놓여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이날 주일 예배는 교인들의 예배당 출석 없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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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주일 예배 중단으로 헌금 수입이 급감한 소형 교회들을 돕기 위해 임대료 지원에 나서는 대형 개신교 교단이 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코로나대응총괄대책본부는 19일 첫 회의를 열어 전국 68개 노회의 자립 대상 교회 2,000여곳에 교회당 30만원씩 총 6억5,00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오프라인 예배 중단으로 헌금 수입이 줄거나 아예 끊기는 바람에 임대료를 부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립 대상 교회들이 이번 지원의 대상이라고 예장 통합 측은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소속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도 이날 긴급 회의를 열고 교단 산하 2,000개 미자립 교회에 교회당 30만원씩 모두 6억원 규모의 임대료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기하성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미자립 임대 교회들이 재정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지원 받는 교회의 수를 늘려 달라고 요구하는 미자립 교회들이 많아 교회당 지원 금액을 전날 정한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추는 대신 지원 대상 교회의 수를 당초 1,000곳에서 두 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예장 통합은 8,700여개, 기하성은 5,600여개 교회가 속한 개신교 교단이다. 이들은 임대료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교인 대상 모금 운동도 계속 벌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지원을 준비 중인 교단도 있다. 앞서 16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나눔 운동’을 선포하고 미자립 교회 임대료 지원을 위한 모금을 시작한 예장 백석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예배마저 중단됨에 따라 미자립 교회나 상가 교회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나눔 운동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교단 산하 교회들을 독려하고 있다.

대형 교단뿐 아니다.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는 지난주 대구에 있는 28개 미자립 교회에 100만원씩 임대료를 지원했다. 교회 관계자는 “새에덴교회도 코로나 재난 동안 헌금이 줄었고 자체 빚도 있지만 대구경북특별지원헌금 봉투를 만들어 십시일반 모금했다”며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월 10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지방 정부가 바라던 바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소 교회들이 현장 예배를 강행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상당한 요인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악된다”며 “교단들이 중소 교회에 임대료 인하 등을 지원하면 시는 소독과 방역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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