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개최된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2020 춘계 정기총회’의 한 장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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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단 중인 미사의 재개시점을 초중고 개학일(4월 6일)을 고려해 지역상황에 따라 교구별로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9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2020 춘계 정기총회’를 마치면서 미사 재개 시점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결정문에서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미사를 재개할 필요가 있지만, 정부의 방역관리 지침을 존중하고,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일이 4월 6일로 연기된 점을 고려해 지역 상황에 맞춰 교구장의 재량의 따라 구체적인 미사 재개 날짜를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의장(대주교)은 “미사 재개는 정부 방침을 존중하는 것으로 하고, 지역 특성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점을 당기거나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사상 첫 미사 중단과 관련해 “나라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는 특별한 상황에서는 공동선에 동참해야 하지 않나, 이웃 사랑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내려주신 복음의 대헌장”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특히 “종교적 폐쇄성을 고수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 사랑과는 동떨어진 율법주의적인 태도”라며 “국민들의 아픔과 어려움에 동참하는 것이 의무”라고 강조했다. 다음 달 12일 부활절 미사에 대해서는 “그때까지는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상황이 진정된다면) 질병관리본부가 권유하는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미사 전례에 참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천주교 주교단은 이날 국민과 천주교 신자를 위한 담화문도 발표했다.
주교단은 담화문에서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생하시는 모든 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며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맞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정부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담화문은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연대와 사랑의 실천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며 “우리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은 이제 많은 국가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나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공동체를 살리는 길임을 우리는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담화문은 천주교 신자들에게 “교우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일시적으로 유보한 채, 각자 광야 한가운데를 걷는 순례자의 심정으로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지 못하는 안타까움 속에서도 개별적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방송매체를 통해 미사에 참례하며, 선행과 자선을 베풀면서,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이어 가는 신자 여러분께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담화문은 이어 “이러한 재난과 시련의 시기는 성찰과 성숙의 때이기도 하다”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 희생자와 그의 가족, 우리 국민, 나아가 전 세계 모든 이가 이 위기를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주십사 마음을 모아 하느님께 정성을 다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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