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내 한국인 귀국루트' 파리마저 막힐 수도
외교부 "경유자도 입국금지 되는지 파악 중"
모든 외국인 차단에 "바이러스는 국적 모른다" 비판도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생방송 긴급 담화를 발표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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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프랑스와 캐나다가 ‘코로나 국경 장벽’ 대열에 동참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 기준 한국발 입국 제한을 하는 나라에 프랑스가 추가돼 총 151곳으로 늘었다. 전면 입국 금지 국가는 87곳으로, 이날 하루 프랑스ㆍ캐나다ㆍ러시아 등 한국인들의 왕래가 많은 국가가 대거 포함됐다.
이는 유럽연합(EU) 등 서구권 국가들의 국경 차단 움직임과 연관이 있다.
프랑스는 17일 낮 12시(현지시간)부터 EU 또는 솅겐 협약(유럽 내 국경 개방 협약)국이 아닌 제3국 국적자에 대해 30일간 입국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영국은 제3국에서 제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저녁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국민에 대해서도 15일간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프랑스 안팎에 봉쇄령을 내린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담화에서 “우리는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라는 강력한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특히 프랑스는 현재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있는 이탈리아 체류 한국인들의 주요 귀국 루트였다. 프랑스는 EU 국가 간 이동은 완전히 차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와 동시에 국적에 따라 입국을 차단하겠다는 원칙을 세워서 이탈리아 등 주변국에 머무는 한국인들의 우회 귀국이 막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솅겐 조약 내 다른 국가에서 본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파리를 경유하는 것을 허용할지가 우리도 관심사”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파리도 17일 낮부터 봉쇄된 상태기 때문에 프랑스 당국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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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은 독일 연방정부도 15일(현지시간) 국경을 맞댄 프랑스ㆍ오스트리아ㆍ스위스 등에서 인력과 물자 이동을 최소한으로 통제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에 따라 17일 오후 유럽 지역 공관장들과 코로나 대응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유럽 지역의 이동 제한 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재외국민 보호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유학생ㆍ주재원이 많은 캐나다는 18일 낮 12시부터 미국인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캐나다 국민이나 영주권자가 아닌 사람들의 입국을 받지 않겠다”고 직접 밝혔다. 단, 시민권자·영주권자나 이들의 직계가족, 항공 승무원, 외교관, 환승객은 제외된다.
캐나다는 트뤼도 총리의 부인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트뤼도 총리도 14일간 자가 격리 중이다.
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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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18일 0시를 기해 한국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치는 오는 5월 1일까지 유지된다.
한편 프랑스 등이 이번 입국 금지를 결정하면서 국적을 기반으로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직전 체류지가 어디든 특정 국가 여권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입국이 거부되기 때문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국적을 중심으로 한 입국 제한 조치는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바이러스는 국적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조치 현황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0404.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유정ㆍ위문희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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