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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유가 폭락에…3244억원 규모 DLS 원금손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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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증권사 126개 DLS 위험 발생

"당분간 20~40달러 저유가 지속"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제 유가가 20달러 선까지 떨어지면서 원금 손실(낙인·knock in) 위험이 발생한 유가 파생결합증권(DLS)이 대폭 증가했다.

17일 각 증권사에 따르면 전일(16일)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에서 발행한 원유 DLS 총 156개에서 유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 조건이 발생했다. 이들 DLS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또는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을 기초자산 중 일부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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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발행규모는 3244억원에 이른다. NH투자증권은 50개 1441억원, 미래에셋대우는 25개 795억원, 한국투자증권은 38개 514억원, KB증권은 13개 352억원, 삼성증권은 30개 143억원이다. 앞서 하락 배리어 미만으로 떨어진 상품과 여타 증권사를 합하면 누적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난다. 대부분 2018년 초부터 올해 1월 발행됐다. 당시 유가는 60~75달러 선에 머물렀다. 유가가 발행 당시 기준가격의 약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지난 6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가 추가 감산량에 대한 견해차이로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증산을 선언하면서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말 배럴당 44.76달러에 거래되던 WTI는 지난 16일 28.70달러까지 떨어졌다. 보름 만에 35.88%나 떨어진 금액으로, 최근 10년 사이 26.21달러까지 떨어졌던 2016년 2월에 근접한 수준이다.

물론 DLS는 2~3년 가량 만기이기 때문에 조기 상환 실패가 곧 투자금 손실을 의미하진 않는다. 조기 상환을 원하는 투자자로선 의도와 달리 자금이 묶일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원금 전액을 잃을 수도 있다. 향후 중간기준가격 결정일 또는 최종기준가격 결정일에 각 기초자산의 종가가 약속된 가격 이상으로 상승하면 원금 및 약정된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유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가 본격화 된 상황에서 미국의 적극적 중재나, 산유국의 전향적 태도 전환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배럴당 20~40달러 대의 낮은 유가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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