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오늘 DLF 제재 확정…'공'은 다시 손태승에게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금융위원회가 4일 주요국 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 관련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를 확정한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이내에 CEO 중징계를 포함한 최종 제재안을 은행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 등을 통해 연임을 강행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하나은행의 DLF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 수위를 의결할 예정이다.

안건은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각각 내린 기관 제재 '6개월 업무 일부 정지'(펀드)와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결정한 과태료 부과(우리은행 190억원·하나은행 160억원) 징계다.

금융위가 이날 기관제재를 확정해 금감원에 결과를 알리면 금감원은 이로부터 10일 이내에 은행 측에 최종 제재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금감원은 확정된 기관제재 내용에 손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 대한 중징계 결과를 포함한 최종 제재안을 은행 측에 통보할 계획이다.

이제 관심은 손 회장의 대응에 쏠린다. 손 회장이 연임을 하려면 오는 25일로 예정된 우리금융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날 금융위가 기관제재를 확정하면서 금감원은 늦어도 14일까지는 손 회장의 중징계를 최종 통보한다. 이 제재안은 통보 즉시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손 회장 연임에 제동에 걸리게 되는 셈이다.

주주총회 전 중징계 통보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손 회장은 법원에 제재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소송 주체는 우리금융이 아닌 손 회장 개인이다.

우리금융 이사회도 손 회장 연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사회는 금융당국의 징계 절차 일정이 알려진 이후인 지난 3일 회의를 열고 주주총회 안건에 차기 회장 후보로 손 회장 추천을 강행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CEO 제재를 위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미비를 근거로 내세웠지만, 법적으로는 근거가 미약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과점주주로 이뤄진 우리금융 이사회가 손 회장 연임 절차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행정소송에 나설 경우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손 회장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다고 해서 연임이 바로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전례 등을 감안하면 법원이 1주일 내에 가처분신청을 인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만에 하나 이를 기각하면 손 회장의 연임은 무산된다.

손 회장과 우리금융 이사회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이사회 내에 사내이사 1명을 추가했다. 회장 직무대행을 수행할 선임 부사장인 이원덕 전략그룹 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키로 했다. 손 회장 유고시 경영 공백을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한편 함 부회장의 경우 손 회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한 뒤 최종 대응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함 부회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행정소송은 제재통지서를 받은 이후 90일 이내에만 제기하면 된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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