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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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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면역 세포 70% 이상 보유한 장, 유익균 늘려서 면역력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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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균 많으면 치매 예방'

가능성 제시한 연구결과

효과 좋은 유산균 고를 때

장내 생존율 높은지 봐야"

장내 세균의 가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마땅한 예방약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선 유일하게 의지할 것이 바로 면역력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환자 중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국내 환자들은 모두 기저 질환이 없고 자체 면역력으로 병을 이겨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고 회복하는 데 가장 근본적인 방법인 셈이다. 최근 장(腸)과 장내 세균이 ‘인체 최대 면역기관’으로 불리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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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에서 장이 중요시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장에 면역 세포의 70% 이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면역 세포의 대부분은 장내 점막에 집중돼 있는데,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이 바로 ‘장내 세균’이다. 장내 세균의 구성에 따라 면역력이 달라진다. 게다가 장내 세균은 해독 작용을 한다. 감염을 예방하고 장내에 침입하는 독소에 대항해 방어벽 역할을 한다. 실제로 미생물은 음식에 든 많은 독소를 중화시킨다.

감염 예방과 독소 중화 역할

사람은 저마다 고유한 장내 세균총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유익균이, 어떤 사람은 유해균이 많다. 병에 걸린 사람일수록 유익한 균은 줄고 나쁜 균이 득세한다. 장내 세균 균형이 깨진 것이다.

장내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아예 건강한 사람의 장내 세균을 환자에게 이식해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장 속에 건강한 미생물을 이식해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마이크로바이옴’ 역시 장내 세균에 관한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에 사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일컫는다. ‘제2의 지놈’으로도 불린다. 학계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의료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장내 세균이 건강의 핵심으로 언급된다.

장내 세균의 연구 범위는 뇌까지 확대되고 있다. 장내 세균이 뇌에 영향을 미치며 인간의 신경 활동을 좌우하고 특정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가 2016~2017년 건망증으로 진료를 받은 남녀 128명(평균 74세)을 대상으로, 대변 속 세균의 DNA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치매 환자의 장 속에는 ‘박테로이데스’라는 균이 정상 환자보다 현저히 적었다. 박테로이데스는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대표적인 유익균이다. 해당 연구진은 “장내 세균이 치매 예방의 목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발효식품, 유익균 비율 올려

건강한 장내 세균을 위한 장 건강은 균형 잡힌 식생활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발효식품을 먹는 것이 도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장 건강법으로 ‘채식과 유산균이 다량 함유된 김치·된장 등 발효식품을 많이 섭취해 유익균의 비율을 높이는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음식보다 손쉬운 방법은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충분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 있는 균’을 프로바이오틱스로 정의한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유산균이다. 이들은 우리 몸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우리 몸의 건강을 지켜준다. 식약처가 인정한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은 ▶유익한 유산균 증식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원활이다. 장내 유익균 증가, 유해균 감소에 도움을 주고 장내 균총의 정상화를 돕는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고를 때는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검증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장내 생존율’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 균 자체가 아무리 좋아도 식도와 위를 거쳐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유산균은 강력한 위산에 대부분의 균이 증발하고, 정작 장에는 필요한 만큼의 균이 도달하지 않는다. 즉 유산균이 위산과 담즙산에 견뎌야 한다. ‘장내 생존율’과 관련된 제품의 특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를 높이려면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해야 한다. 프리바이오틱스란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까지 제대로 살아서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살아 있는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과 유산균의 먹이(프리바이오틱스)를 배합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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