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21명·주한미군 1명 확진
밀폐된 벙커 다수인원 밀집 부담
한국과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미 양국군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전투모의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자료사진. [헤럴드DB]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결국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발목을 잡았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27일 한국이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데 따라 기존 계획했던 전반기 연합훈련을 별도 공지시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북미대화와 남북대화 진전이나 북한의 반발도 아닌 감염병으로 인해 한미 연합훈련 일정이 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연합훈련 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군 안팎에서는 통상 3월 진행되는 연합훈련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이긴 하지만 밀폐된 벙커에 다수의 인원이 모인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지휘소연습과 연동되는 일부 야외기동훈련도 여의치 않은 형편이었다. 이미 우리 군은 지난 22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하고 전 부대의 야외훈련도 중지했다.
27일 오전 9시30분 기준으로 군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육군 14명, 해군 1명, 공군 5명, 해병대 1명 등 총 21명에 달한다. 이날 경남 창원에서 근무하는 육군 군무원 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데 따른 것이다. 군내 격리자는 보건당국 기준 격리자 540여명에 강화된 군 자체기준 예방적 격리자를 합쳐 1만여명에 육박한다.
주한미군에서도 이미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날 경북 칠곡 캠프 캐럴의 주한미군 병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지난 24일에는 대구 캠프 워커를 2차례 방문한 주한미군의 부인 1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주한미군은 한반도 전역의 위험단계를 ‘높음’으로 격상하고 대구 캠프 워커 출입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등 사실상 ‘준폐쇄’에 돌입했다. 또 모든 부대 출입 제한을 시행하는 가운데 필수 인원이 아닐 경우 모임과 집회, 임시 파견 등도 제한했다.
미군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큰 경각심을 보이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6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예산청문회에서 한미 연합훈련 연기 또는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미군과 미 국방부는 모든 종류의 적절한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전세계적 감염병 유행에 대한 플랜 중 하나가 가동중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역시 “나의 최우선 순위는 우리 국민들, 즉 장병과 가족에 대한 보호 그리고 우리의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의 능력을 분명히 지키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나에게는 두 가지 우선사항이며, 세 번째로 유관기관이 국방부의 지원을 필요로 할 때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병 보호를 임수 수행과 유관기간 지원보다 먼저 꼽은 것이다.
한편 이번 연합훈련 연기 결정은 한국 측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한미연합사는 박한기 합참의장이 먼저 훈련 연기를 제안했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이에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shindw@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