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성범죄자 보니… 몰카사범 4명 중 3명은 다시 범행

‘2020성범죄 백서’... 법무부, 등록 성범죄자 7만여명 분석
성범죄자 셋 중 하나는 첫 범행장소와 같은 장소에서 재범
신상등록 대상자 재범률, 전체 성범죄자 대비 3분의 1 수준

성범죄자가 신상정보가 등록된 경우 재차 성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등록되지 않았을 때보다 세 배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등 카메라·저장 장치의 보급이 크게 늘어나며 이른바 ‘몰래카메라’ 범죄도 급증하는 추세였다. 또 많은 성범죄자가 유사한 수법으로 재범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법무부는 ‘2020 성범죄백서’를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창간호인 성범죄백서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누적된 성범죄자 가운데 법무부에 신상정보가 등록된 7만4956명, 동종 범죄로 재차 등록된 2901명의 특성을 분석해 내놓은 것이다. 한 사람이 한번에 여러 성범죄를 범했을 경우 가장 형량이 무거운 대표 범죄를 기준으로 집계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조선DB

성범죄백서를 보면 신상정보가 등록된 성범죄자의 재범률은 3.9%로 집계됐다. 대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성범죄 재범률(12.1%)의 3분의 1 수준이다. 법무부는 "성범죄자의 정보를 등록해 공개하고, 고지하는 성범죄자 관리제도가 성범죄 예방을 위한 효과적 수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성범죄 중에서는 특히 불법촬영(카메라 등 이용촬영) 사범의 재범률이 75%로 가장 높았다. 강제추행은 70.3%, 공중밀집장소 추행은 61.4%의 재범률을 보였다.

재범자가 가장 많이 저지른 성범죄는 강제추행으로 1106건을 기록했다. 전체 성범죄 재범 2901건 가운데 38.1%였다. 뒤이어 강간(815건), 불법촬영(428건), 공중장소 밀집추행(332건) 순이었다.

재범자 36.5%(1058명)가 원죄명과 동일한 장소에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범행과 겹친 장소로는 지하철·기차(62.5%), 목욕탕·찜질방(60.9%), 버스(53.1%), 화장실(44.8%), 범죄자 주거지(37.2%) 순이었다. 범죄 발생 시간대로는 오전 3시~6시 사이 동종 재범 비율이 28.1%로 가장 높았다. 범행 수단으로는 수면·음주·약물 이용 재범 비율이 45.1%였다.

한편 불법촬영 범죄는 지난 20년간 크게 늘었다. 2013년 412건에 불과하던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는 2018년에는 5.8배 급증한 2388건이 발생했다. 스마트폰 등 카메라·저장 장치의 보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0년간 발생한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는 총 9317건이었다. 30대가 39%(3630건), 20대가 27%(2520건)로 20~30대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처벌은 벌금형이 많았다. 전체 불법촬영 사범 가운데 56.5%가 벌금형을 받았고,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8.2%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최근 5년간 새로 등록된 신상 등록 대상자는 연평균 1만2755명이고, 누적 대상자는 2019년 말 기준 8만2647명이다. 2018년을 기준으로 등록 대상자의 범죄 유형은 강제추행이 44.1%로 가장 많았다. 강간은 30.5%, 카메라 등 이용촬영은 12.4%로 세 가지 유형을 더하면 약 87%에 달했다. 법무부는 올해 안으로 신상 등록 대상자가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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