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생산 차질 개선될 때까지는 상승세 지속될 듯
LCD발 적자내고 구조전환 속도내는 LG디스플레이 ‘일단 숨통’
우한 코로나(코로나19)확산으로 중국 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그간 하락세를 이어온 패널 가격이 3년여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LCD가 얼마간은 코로나발 가격 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해석이다.
24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 집계를 보면, 2월 55인치 LCD TV용 패널 가격은 111달러(약 13만5000원)로 전달(102달러)보다 9%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2016년 11월 이후 40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65인치 LCD TV용 패널 가격 역시 170달러로 지난달보다 5% 올랐다.
그래픽=박길우 |
LCD 가격이 이례적으로 급등한 이유는 그동안 가격을 끌어내려 왔던 중국 패널업체들이 공장을 정상 수준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 외에도 중국에 있는 대부분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춘제(설) 이후에도 인력 부족으로 당분간 라인 가동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한에 있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의 두 번째 10.5세대 공장인 ‘B17’ 신규 라인 가동도 지연될 수 있어 올해 중대형 LCD 공급이 예상보다 더 감소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LCD 패널 공급 55%를 맡고 있다.
패널 생산을 위한 부품, 소재, 모듈, 물류 등 공급망도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BOE, CSOT 같은 중국 패널업체들이 모듈 생산 일부를 외부 위탁하고 있는 중국 최대 모듈 제조사 스카이텍도 이달 말까지 생산이 중단될 수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는 공정 특성상 라인 정상가동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10세대 공장이 있는 중국이 LCD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여파가 영향을 줄 때까지 LCD 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QD(퀀텀닷 디스플레이)로 구조 전환을 하고 있지만, 아직 LCD를 생산하고 있어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LG디스플레이 경우 올해 매출 가운데 LCD 사업이 차지할 비중이 5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볼 전망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LCD 가격 하락으로 1조35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TV 업체들로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LCD 패널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0년 하반기 신모델 출시를 위한 재고 축적, 6~7월 대형 스포츠이벤트를 앞두고 초대형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점, 중국 LCD 패널업체의 생산차질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는 점 등 때문에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TV 주요 업체는 LCD를 사야 하는 상황이어서 수요 측면에서도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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