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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엔비디아도, 테슬라도 아니다... 일주일새 3700억 투자한 서학개미 원픽은 비트코인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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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의 사랑을 받았던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앞지른 종목이 최근 일주일 사이 나타났다. 바로 ‘비트코인 큰손’으로 유명한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다. 가상화폐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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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챗GPT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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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1억1483만달러(1602억원) 규모로 해외 주식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엔비디아는 9302만달러(1298억원), 테슬라는 8184만달러(1142억원)를 순매수하며 각각 2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부터 인플레이션 헤지(위험분산)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해 온 이 회사는 현재 유통되는 비트코인(1980만개)의 약 2%에 달하는 38만67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이달 11일(현지시각)에서 17일 사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5만1780개, 같은 달 18일부터 24일 사이 약 5만5000개 추가 매입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 투자 대안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수록 회사 자산도 늘어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달 초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치솟았다.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며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최근 백악관에 가상화폐 정책 전담직을 신설하고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7만달러에서 9만5000달러선으로 30% 넘게 상승했다. 이 기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244.50달러에서 388.84달러로 60% 가까이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관련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이다. 일주일 사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2배, 1.75배씩 추종하는 ‘티렉스 2X 롱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데일리 타깃(티커명 MSTU)’ ETF와 ‘타이달 트러스트 투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깃 1.75X 롱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X)’ ETF에 887억원, 867억원씩 투자했다. 각각 순매수 6, 7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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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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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콜옵션을 팔아 배당처럼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타이달 트러스트 투 일드맥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옵션 인컴 스트래티지(MSTO)’도 37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외에도 서학개미들은 이더리움을 2배 추종하는 래버리지 상품인 ‘2X 이더(ETHU)’ ETF를 8389만달러(1170억원·순매수 3위), 비트코인 채굴회사인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를 1762만달러(246억원·순매수 22위) 규모로 사들이며 가상화폐 상승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9만8000달러까지 오른 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9만500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급격한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상황인데,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하락 베팅에도 나섰다. 최근 일주일간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 하락에 2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인버스 ETF인 ‘티렉스 2X 인버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데일리 타깃(MSTZ)’을 2804만달러(391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관련 주식과 ETF는 높은 잠재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지만, 급등락이 잦다”며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경우 비트코인 가격 하락 시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락할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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