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교하려면 6개월 성경교육 뒤 시험 통과해야
개신교계 “추수꾼 통해 기존교회 신자 빼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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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꼽힌 대구다대오지파교회는 이른바 ‘신천지’의 전국 12개 지파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을 관할하는 교회다. ‘신천지’는 종교계에서는 이미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개신교계가 가장 경계하는 교단이다. 개신교계는 2000년대 이전엔 주로 문선명 교주의 통일교를 가장 경계했지만, 그 이후 경계대상 1호는 ‘신천지’로 바뀌었다. 그만큼 신천지의 선교를 위협적으로 느낀다는 의미다. 따라서 정통교회는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는 가톨릭교회도 신천지 경계령을 발동하고 있다.
‘신천지’의 교단명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다. 자신들은 ‘신천지예수교회’라고 줄여부른다. ‘신천지’는 ‘새하늘새땅’이란 신천신지(新天新地)의 줄임말이며, ‘증거장막’이란 계시록의 실상을 보고 듣고 증거하는 장막’이란 의미라고 한다. ‘신천지’는 이만희(89) 총회장에 의해 1984년 설립됐다. ‘신천지’는 ‘성경대로 창조되어 나타난 약속의 성전’이라며, 이만희 총회장을 계시록을 증거하는 ‘약속의 목자’라고 소개한다. 또한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성경에 감추었던 하나님과 예수의 예언과 그 예언대로 이룬 실상을 전한다’고 주장한다.
‘신천지’는 자체 성경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에서 성경교육을 받고 수료시험을 합격해야 입교가 가능하며, 6개월의 교육기간 동안 창세기부터 요한게시록까지 초·중·고등 과정으로 나눠 교육을 진행한다. ‘신천지’는 “지난해 10개월동안만 10만3764명이 이 교육을 수료했다”며, “신자가 30만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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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외 선교 내용을 전하며 중국 우한에도 지난해 교회를 설립했다고 소개했다. 일부에서는 우한교회를 오고간 신자들이 감염돼 확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천지측은 “신천지 우한교회는 중국당국에 의해 폐쇄 됐기 때문에 활동할 수 없었고, 따라서 신자들이 오고가지않았다”고 해명했다.
개신교계는 ‘신천지’에 대해 “이만희 교주를 구원자로 하는 사이비”라고 지적한다. ‘신천지’에서 2인자 구실을 했고, 이만희 총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김남희 전 세계여성평화그룹 대표는 지난 16일 유튜브방송에 출연해 “이만희는 구원자도 아니고 저와 똑같은 죄인인 사람”이라며 이만희 총회장이 병원에 입원해 수술받은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공개하면서 “아픈 사실이 드러나면 안 되기 때문에 내가 직접 간호하고, 병원비도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는 “엄연히 교단명에 예수교를 못박아 성전의 교주가 예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우리 신자들은 아무도 이만희 총회장을 구원자라고 하지 않으며, 개인의 주장일 뿐”이라고 밝혔다.
개신교계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신천지’의 포교 방식이다. 신천지는 정통교회 및 천주교회를 추수밭으로 인식하고, 소위 ‘추수꾼’이라는 비밀 요원을 기존교회에 침투시켜, 신자들을 미혹해 빼내간다는 것이다. 특히 목사의 비리 등을 조작하고 이간질시켜 목사를 추방한 후 교회를 통째로 먹어버리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개신교계는 신천지이단대책위원회를 두고 상당수 교회들이 ‘신천지 아웃’ , ‘신천지 출입금지’ 등의 푯말을 교회 출입구에 붙여놓고 신자들에게 경계심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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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언론회는 21일 낸 성명에서 “현재 신천지 세력은 전국에 125개의 위장된 종교 활동 장소가 있고, 그들이 작은 모임을 하는 곳까지 포함하면 740곳이 된다”며 “이들 전체에 대한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질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전방위적인 방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천지’는 일단 “18일부터 신천지 산하 전국의 교회 및 부속기관을 전면 폐쇄했다”며, “방역당국과 자지단체의 지시 및 보건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제반 사항과 제반자료를 신속하고 성실하게 제공하고 있으면 앞으로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천지’의 특성에 따른 대처를 하지 않으면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목회자리더쉽포럼 본부장인 황영익 목사는 “종교집단의 경우 내부가 동요하거나 종교 탄압으로 여길 경우 광적으로 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기에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신천지’에는 특수 포교훈련을 받은 이들만 5만~10만명에 이르며, 이들이 교회 뿐 아니라 무료영어교습소와 학원들을 근거지로 삼고, 직업군인들을 포교대상으로 삼았기에 교회 폐쇄만으로 확산을 막는다는 보장이 안된다는 난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천지’ 추수꾼들이 기존교회에 침투해 이중교적을 가진 이들도 있고, 이들이 만약 기존교회에 주일 예배에 참석하지 않으면 신천지 교인으로 의심을 받기 때문에 감염된 상태에서 기존 교회에 나갈 경우 감염이 크게 확산될 염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본부가 있는 과천의 신천지대책시민연대 공동대표인 김철원 과천성결교회 목사는 그러나 “신천지 교인들이 기존교회에 이중 교적을 가질 가능성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천지서울교회 장선희 홍보부장은 “기존교회에서 신천지교회로 옮기는 과정에서 잠시 이중교적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양쪽 교회를 다 다닌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며 “신천지교회 뿐 아니라 신학원과 선교센터 등 모든 기관을 폐쇄하고 전도활동을 비롯한 외부활동을 전면 금지했다”고 해명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21일 신자들에게 휴대전화를 통해 보낸 특별편지에서 “금번 병마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라며 “우리는 하나님의 씨로 난 하나님의 아들이며 하나님의 가족이므로 이 모든 시험에서 미혹에서 이기자”고 설파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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