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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자율주행·수소차 승부수…주력사업 ‘세대교체’ 가속 [현대차 경영 '변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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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공고히 굳혀
신사업 추진력 탁월… 경영능력 인정


파이낸셜뉴스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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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장남인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사진)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만으로도 '세대교체'라는 상징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현대차그룹의 변화와 쇄신 바람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내달 중순에 있을 주주총회에서 정 부회장이 의장직을 넘겨받을지, 아니면 전문경영인이 나서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고해진 정의선 체제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 이사회 구성원에서 빠지면서 의장직에서도 퇴임한 것은 앞으로 장남인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사회는 법령 및 정관으로 주주총회의 권한으로 돼 있는 것을 제외한 업무 집행에 관한 모든 사항을 의결하는 기업의 최상위 기구다. 정 회장이 이사회 멤버에서 물러난 것은 형식적이든 공식적이든 현대차의 모든 업무결정에서 빠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이사회의 의장이 누가 됐든 현대가의 장남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사실상 이사회를 주도하고, 이는 곧 현대차그룹 경영을 공식화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8년 9월에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차그룹 경영 전면에서 리더 역할을 해왔다. 국내외 주요 행사에 그룹을 대표해 참석하고 있으며, 그룹의 비전을 담은 핵심 방침도 직접 발표했다. 부친인 정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경영 전권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승진한 이후 지난 1년여간 현대차의 변화는 모든 사안을 살펴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빠르고 급격하다. 보수적인 한국 기업문화의 대명사로 불리던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을 이끌면서 호칭, 서열, 절차 등의 조직 내부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꿨고 정장 차림 일변도였던 임직원의 복장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직원 선발을 수시 채용으로 바꿨으며 재직 직원에 대한 평가에는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를 도입했고, 승진 연차도 폐지했다.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채용하고, 디자인에도 혁신적 변화를 시도해 국내외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쇄신이 실적으로 이어져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에서도 현대차는 판매 점유율을 확대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8년 3.9%에서 지난해 4.2%로 상승했다.

■실적·비전 '두 마리 토끼' 잡아

정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도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자동차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올해 시무식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 등 44개 전동화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현대차의 발목을 잡았던 엘리엇이 2년 만에 백기를 들고 떠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또 정 부회장의 지휘 아래 현대차그룹만의 독자적인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와 추진력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실적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 자동차 경기 악화로 국내외 시장이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팰리세이드 등 인기 차종의 판매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년 대비 9.3% 증가한 105조7900억원, 영업이익이 52.1% 늘어난 3조6800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7.3% 늘어난 57조1460억원,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73.6% 증가한 2조97억원을 달성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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